임은옥 경기문화재단 지역문화팀 대리
우윤숙 맥간공예가
▲ 임은옥 경기문화재단 지역문화팀 대리가 수원시 권선구 상상캠퍼스(옛 서울농대)지역 예술인 작업실에서 수줍게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임은옥 경기문화재단 지역문화팀 대리
일상 속 취미, 더 누리도록 도울게요 

바야흐로 생활밀착 문화 전성시대, 국민들의 여가 확대는 보다 높은 삶의 질을 구현한다.
최근 문화관광체육부는 역대 최대 예산을 확보하고 생활밀착형 문화시설 확대와 예술인들의 창작 복지 지원 확대에 나섰다. 경기지역 도민들의 생활문화를 책임지는 경기문화재단 지역문화팀도 이에 발맞춰 바삐 움직이고 있다. 발로 뛰는 경기문화재단 지역문화팀 임은옥(38) 대리를 만났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도민들에게 필요한 문화 기관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수원 도심 한가운데 빽빽이 들어선 숲,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교가 있던 부지에서 이 공간은 경기상상캠퍼스로 다시 태어나 지역민들의 휴식처이자 우리 삶의 가장 가까운 문화공간으로 자리하게 됐다. 오랜만에 밟는 아스팔트 아닌 흙길이 싱그럽다.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웠던 날 진행된 인터뷰, 임 대리를 만난 순간 오길 잘했다는 생각부터 든다. 그녀가 한달음에 마중을 나왔다. 서글서글한 그녀의 미소가 인상 깊다.

임은옥 대리는 경기문화재단에서 16년째, 생활문화 사업 활동으로 지역민들을 만나오고 있다.
생활문화는 말 그대로 우리의 일상 가운데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유무형의 특기, 취미 등 문화의 전반적인 활동들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지역 문화 팀은 지역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독려하고 지역문화 자원 발굴에 힘쓰고 있다.

"저희 지역문화팀은 생활문화의 확대 보급과 더불어 특히 문화소외계층의 문화 향유의 기회를 대폭 지원하려는 시도들을 해오고 있습니다."

경기문화재단 지역문화팀에서는 경기상상캠퍼스 내 청년문화창작소를 세우고 지역 청년 작가들의 예술 창업 지원을 활발히 이어오고 있다. 특히 숲속에서 즐기는 다채로운 문화 행사 '포레포레'는 문을 연지 3년 만에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 경기도를 대표하는 지역 행사로 자리를 굳혔다.

"수원 안에 녹지공간이 부족했어요. 하지만 이곳 상상캠퍼스는 폐교되면서 닫혀있던 공간을 활용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면서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는 공간이 됐죠. 도심 속에 녹지공간이 생겨나면서 지역민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포레포레 축제도 그 같은 이유로 많이들 찾아와 주시는 거 같아요."

지난 12일, 경기상상캠퍼스 내에서는 지역 창생공간의 제작 워크숍 '월동의 시간'이 열렸다.
제작워크숍은 창생공간의 핵심 활동 중 하나로, 작업자들이 각 지역 안에서 가졌던 질문과 실험, 경험 등을 공유하는 자리이다.

"창생공간은 제작기술을 매개로 서로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생산과 연구, 기록, 네트워크, 자립에 대해 고민하는 물리적 공간들을 의미해요. 창생공간은 자체만으로 지역공동체를 이끌어내고 생활문화의 안착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임 대리와 지역문화팀은 최근 생활문화사업에 주력하며 지역민들의 적극 참여를 유도하는 활동도 벌여오고 있다. 생활문화나 예술을 기반으로 한 동호회들이 직접 관내 복지시설이나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등을 찾아 소외 이웃과 그들이 가진 재능을 나누며 의미 있는 시간들을 가져오고 있다.

"오랜 시간 지역문화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이들의 모습을 지켜봐 왔고 그들이 내 이웃과 행복을 나누는 모습들을 보면 크게 감동이 들더라고요. 이를 통해 저 역시 많이 성장했고 보람됐습니다."

16년 차 베테랑 임 대리에게도 항상 해 온 고민들이 있다.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문화혜택이 지역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시민중심, 시민 주도적 사업들이 조금 더 확장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고민들이죠. 지역 현장을 대할 때 나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도록, 조금 번거롭더라고 제가 한 걸음 더 내딛고 누군가를 대신해 나선다면 지역문화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해시태그 토크
#뚝심 #지역문화팀 #경기문화재단
저의 좌우명이자 모토가 뚝심입니다. 뚝심 있게 모든 일을 추진해가고자 하는 저의 바람이 담긴 말이기도 하죠. 16년을 근무한 경기문화재단과 지역문화팀도 저를 나타내는 대표 키워드입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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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개가 아닙니다.보리줄기를 이용한 공예품입니다". 맥간공예가 우윤숙씨가 2달여 만에 완성한 작품을 들어보이고 있다./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우윤숙 맥간공예가
보리에 깃든 장인정신, 그걸 알리죠

빛에 따라 금빛으로 일렁이는 봉황의 날개, 액자 속 얇게 여미어 박제된 새는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하다. 얼핏 보면 나전칠기 작품인가 착각이 들지만, 놀랍게도 이것들은 보리줄기를 재료로 만든 맥간(麥稈) 공예 작품이다. 우수한 우리 전통 맥간공예를 알리기 위해 두 팔 걷어 붙인 우윤숙(49) 수석전수자를 수원 맥간공예연구원에서 만났다.

"초심 잃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우리 토종 명품, 맥간공예를 알려 나가고 싶습니다."

경기도 수원에 40여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맥간공예연구원의 입구로 들어서자 여느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눈이 부실 만큼 반짝이는 황금빛으로 채워진 공간, 그곳을 헤집고 불쑥 나타난 우윤숙 수석전수자가 취재진을 반갑게 맞이한다.

우윤숙 전수자는 맥간 공예 작업을 하는 맥간 공예 아티스트이자 맥간공예의 창시자인 이상수 맥간공예연구원장의 수석전수자로 지내오고 있다.
이름만 들어서는 도통 알기 어려운 '맥간 공예'가 우리나라에서 창시됐다 하니 궁금증이 더해진다.

"맥간 공예를 많이들 생소해하시죠. 맥간공예는 둥글게 말린 보릿대를 펴서 미리 그려놓은 도안에 모자이크 기법으로 이어 붙여 만든 우리 토종 칠공예 가운데 하나예요."

지금으로부터 40여년전, 이상수 원장이 경북 청도의 한 사찰에서 기거하며 사찰 주변으로 한 해 보리 농사를 짓고 난 뒤 쌓여져 있던 보릿대들을 보게 됐다. 시간이 지나도 썩지 않는 것을 신기하게 여긴 이 원장은 보릿대를 작품의 재료로 사용하게 되었고 전 세계 최초로 맥간 공예를 창시하게 됐다.

한 작품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짧게는 1개월, 길면 6개월까지도 공을 들여야 하는 맥간 공예는 인내심과 장인정신으로 대표되는 우리 고유의 전통 공예 기법이다.
우 전수자가 처음으로 맥간 공예를 전수받을 당시 만해도 맥간공예는 전수자 본인에게조차 생소하고 어려운 작업이었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거나 공작활동을 하는 것에 관심이 많아 미술대학 진학을 꿈꿨죠. 형편상 미대에 진학하기가 어려워졌고 우연히 접한 맥간공예를 통해 못 다 이룬 꿈을 이뤄가게 됐습니다."

26년째 맥간의 매력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우 전수자는 최근 독일, 루마니아. 중국 등 세계 각지에서 맥간 공예 전시회를 열고 우수한 우리 공예 작품을 알리며 홍보대사를 자처해 오고 있다.
지난 10월 중국 산둥성에 열린 제7회 산동국제문화산업박람무역회에서 선보인 맥간공예 작품들은 현지인들로부터 놀라운 반응을 이끌었다.

"중국에도 맥간공예가 있기는 하지만 기술면에서 차이가 많이 나죠. 우리 특유의 칠공예 기법에 상당히 관심 있게 지켜보고 놀라워하더라고요. 특히 장인의 수공예작이 높이 평가받고 있는 유럽 지역에서는 우리의 맥간공예 작품들을 신기해하고 극찬합니다."

특히 지난 2016년도에는 수원시가 수원 화성 방문의 해를 맞아 주한중국대사관에 맥간공예 작품을 중국 국장으로 기증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우 전수자는 주로 봉황, 독수리, 해바라기, 부엉이 등 길상의 의미가 담긴 소재를 활용해 작업을 하다 보니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높다.

"맥간공예 작품들에는 작가의 열정이 한 땀 한 땀 담겨 있죠. 게다가 부귀를 상징하는 소재들을 활용한 작품들은 소장가치가 높고 특별한 선물로 많이들 찾으시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작가로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우 전수자는 맥간공예 작가들이 모여 만든 단체, 예맥회의 회장직을 맡아 단체를 이끌어 오고 있다.

"전국의 맥간공예 작가들이 모인 단체예요. 예맥회는 맥간 공예를 폭넓게 알리기 위해 만든 조직이죠. 먼 훗날 예맥회 하면 맥간 공예, 맥간 공예하면 예맥회를 가장 먼저 떠올릴 날을 고대합니다."

#해시태그 토크
#맥간공예 #예맥회 #가족
맥간공예가 있어야 예맥회가 있고 예맥회가 있어야 제가 있듯 저를 나타내는 중요 키워드 중 하나예요. 또 가족은 없어서는 안 될 저의 든든한 응원군이자 인생의 버팀목입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