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성모병원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우울한 기분은 일시적이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우울하다면 '우울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계절 변화로 인해 3%의 성인에게서 계절성 우울증이 발생된다. 특히 살고 있는 곳의 지리적 위도가 높을수록 계절성 우울증의 영향이 커진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일조량 감소로 인한 세로토닌 저하와 멜라토닌 증가 등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세로토닌은 우울증 발병과 연관이 높은 신경전달 물질이며, 많은 항우울제가 세로토닌을 뇌에서 늘리며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세로토닌 저하로 조절력이 약화되면 탄수화물 섭취 증가로 체중도 늘 수 있다.
계절이 변화하면 세로토닌은 감소하는 반면 뇌에서 멜라토닌 분비가 증가하며 생체리듬과 수면·활동주기 간 부조화도 발생될 수 있다. 즉 생체리듬이 수면·활동주기보다 지연됨으로써 주간에도 몸의 리듬은 아직 밤에 맞춰져 주간 졸림증과 피로가 일어나는 것으로 설명된다. 이에 대한 치료로 생체리듬을 앞당기기 위해 밝은 광원을 이용한 광치료가 시행되기도 한다. 첫째, 충분한 트립토판을 섭취한다. 세로토닌은 트립토판으로부터 만들어진다. 트립토판 결핍은 세로토닌 부족과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우리 몸이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필수 아미노산인 만큼 반드시 섭취를 통해 공급되어야 한다.

바나나, 치즈, 달걀흰자, 생선, 육류, 씨앗류 등이 풍부한 음식이다. 둘째, 가능한 햇빛에 몸을 노출시키자. 충분한 일조량은 기분에도 좋고 비타민 D를 생성하여 뼈를 튼튼하게 만들며 면역력 증진에도 도움을 준다. 셋째, 운동을 하자. 우울증뿐만 아니라 치매 예방 효과도 있다. 숨이 약간 가쁜 정도의 강도로 하루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권한다. 반면 무산소 운동인 웨이트 트레이닝은 뼈와 근육을 강화할 수 있어 뒤이은 겨울철 노년층의 골절 예방에도 좋다. 넷째, 책을 읽자. 기분이 별로라면 슬픈 책은 피해 볕이 잘 드는 곳에서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독서를 하자. 다섯째, 사람들과 많이 어울리자. 하루쯤 친구나 가족, 또는 연인과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나들이를 가보자. 여섯째, 잠자리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자. 특히 청색광이 생체리듬 교란에 결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야간에 부득이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한다면, 앱을 통해 미리 야간시간에 청색광을 차단하도록 설정해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방법도 있겠다. 일곱째,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의하자. 가까운 이들의 지지에도 특별한 이유 없이 우울감이 지속되어 일상생활이 힘들다면, 전문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우울증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빠른 회복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