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낮은 日 '법인화'로 실적 높아
"인천내항 4부두에 조성" 목소리

▲ 지난 12일 인천 중구 올림포스 호텔에서 개최된 '2018년 인천 물류인의 밤'에서 이귀복 인천항발전협의회장이 '인천항 중고차 수출 증진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항발전협의회

중고차 25만대 수출 물량 이탈 논란은 인천항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운다.
하지만 인천항 업계는 대책만 제대로 갖춰진다면 단순 물량이탈을 막는 것을 넘어 더 큰 경제적인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목표는 연간 100만대 넘는 중고차를 수출하는 일본이다. '우핸들'에 '좌측통행'하는 일본차는 전 세계적으로 봐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우리 중고차는 '좌핸들'에 '우측통행'용이라 경쟁력이 충분하지만, 산업 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수출규모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중구 올림포스 호텔에서 개최된 '2018년 인천 물류인의 밤'에서 이귀복 인천항발전협의회장이 발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중고차 수출 동향을 짚어봤다.

▲28만대 vs 130만대 … 1대당 단가도 일본이 높아

우리나라 중고차 수출은 규모는 매년 요동치는 중이다. 지난 2013년 30만7540대에서 2015년 20만9222대로 주저앉았다가, 지난해 28만7991대로 회복했다. 전체 수출 규모는 매년 20만~30만대로 볼 수 있다. 반면 일본은 매년 100만대를 넘어 지난해 130만대에 근접할 정도로 수출 규모를 늘리고 있다. <표 참조>

중고차 1대당 가격도 일본이 한국을 압도한다. 일본 중고차는 지난해 1대 평균 541만원에 팔렸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5년까지 500만원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366만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해 수출금액은 한국 1조539억원, 일본 7조26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일본보다 한국 더 유리한데 … 수출 환경 나빠

일본차는 우핸들로 제작된다. 세계적으로 보면 75개국이 우핸들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좌핸들 국가가 161개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의 중고차 수출은 불리한 편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게 흐르고 있다. 인천항발전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일본이 중고차를 수출한 국가 중 좌핸들 국가 상위 8개국을 확인한 결과 아랍에미레이트 14만4323대, 미얀마 10만322대, 칠레 9만1462대, 러시아 6만9039대, 몽골 4만4057대, 필리핀 4만201대, 그루지야 1만8049대, 아프가니스탄 1만808대 등으로 나타났다. 무려 50만대가 넘는 우핸들 차량이 좌핸들 국가에 팔리고 있는 셈이다. 반면 우리가 이들 국가에 수출한 물량은 4만여대에 불과하다.

문제는 수출 환경에 있다. 일본은 중대형 법인이 제대로 갖춰진 단지에서 차량을 보관하고 판매한다.
반면 우리나라 중고차 수출산업은 옛 송도유원지 단지에서 불법에 혐오산업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이귀복 인천항발전협의회장은 "우리는 자연적으로 생긴 불법 야드에서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 반면 일본은 다 합법적인 수출 단지다"라며 "중고차 산업을 잘 정비하고 업체를 대형화하면 신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정부와 인천시가 협의체를 구성하고 제대로 된 중고차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힘써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중고차 살리면 세금도 더 걷어

인천항발전협의회에 따르면 중고차 수출단지를 제대로 갖췄을 경우, 정부와 인천시가 거둘 수 있는 세금은 연간 1628억원9632만원에 달한다. 규모가 가장 큰 건 법인세 830억원과 소득세 569억원이다. 연간 중고차 판매 대수, 세전 이익, 고용인원을 바탕으로 계산한 규모다. 인천시는 지방소득세, 주민세, 지방소득세, 수출차 말소등록 등으로 세금을 더 걷을 수 있을 걸로 예상된다. 총 228억원 규모다.

무엇보다 중고차 업계 체질 개선을 통해 법인화를 유도하고 양성화 시키면, 밀수·성능조작·상태조작·부가세 탈세 등 영세한 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불법·탈법 행위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귀복 회장은 "인천내항 4부두에 안정적으로 중고차를 수출하자는 게 우리의 주장이다"라며 "제대로 된 중고차 단지를 만들고 업계 체질 개선을 이룬다면, 큰 산업을 인천이 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