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하 '개미와 베짱이' 농장 대표 "신기술 적극 도입해야" 양돈업계 새 바람
▲ 이정하 '개미와 베짱이' 농장 대표.

"젊은 생각으로 새로운 기술 도입에 주저하지 말아야 합니다."

기존의 돼지 사육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생산성을 대폭 끌어 올린 젊은 30대 축산인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동두천시 상패동에 소재한 '개미와 베짱이' 농장을 운영하는 이정하(37) 대표. 이 대표는 양돈업계에도 젊은 일꾼들이 많이 나타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양돈업계에 뛰어든 이 대표의 원래 꿈은 파일럿이였다. 파일럿이 되기 위해 외국과 국내를 오가며 학업을 이어가던 중 부친이 운영하던 농장(개미와 베짱이)이 전기 누전으로 화재가 발생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부친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못한 이 대표는 결국 학업을 중단하고 부친을 도우며 농장 재건축에 전력을 다해 지금에 이르렀다.

당시 부친을 도와주기 위해 농장에 들어왔지만 막상 양돈에 대해 모든게 낯설었던 이 대표는 매일 새벽 2~3시쯤에 기상해 농장 한구석에서 양돈 관련 잡지와 책 등을 탐독하며 신축돈사의 설계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과 공부를 해왔다. 특히 돼지들의 건강상태 확인은 물론, 모돈(母豚)이 편안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고 출산 후 빠르게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을 직접 만들어 냈다.

그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돈사를 조금씩 늘리고,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관련된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해결책을 찾았다. 농장 상황도 안정되면서 어느덧 1000두 규모까지 사육이 가능해지자 가족경영으로는 농장 운영이 힘들다고 판단, 뜻이 맞는 직원들과 농장의 규모를 늘리기 위해 밤낮 없이 일을 해왔다.

이런 노력 끝에 2000두 규모까지 농장을 키우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이 때부터 농장의 모든 관리를 직접 담당하며 현재는 돈사 20동, 6000여두의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개미와 베짱이 농장은 1등급 출현율 84%로 국내 양돈농가 중 상위 1% 수준이며, 폐사율도 2~3%에 불과하다. 또한 지속적인 돈사 리모델링과 새로운 기술 도입은 물론, 다양한 양돈산업을 추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대표는 '개미와 베짱이' 농장을 운영하면서 농민의 최고 영예인 새농민상 수상, 국무총리상, 농식품부 장관상, 축산물 품질평가대상, 국회의원상 수상 등을 받았다.

이 대표는 "이솝우화 '개미와 베짱이'가 주는 교훈은 '꾸준함'과 '포옹'이다. 새로운 기술을 적극 도입해 자신의 농장 발전은 물론 전국의 모든 양돈농가와 공유하면서 힘써 나가겠다"고 말했다.

/동두천=김태훈 기자 thkim6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