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추위 1차 공모 땐 배제 … 2차선 후보 낙점
용인문화재단이 대표이사 공모절차를 밟으면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자격미달로 배제된 고위공직자 출신 인사를 두 차례 공모 끝에 최종 낙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용인문화재단 임추위가 1차 공모 당시 '고위 공직자 배제' 기준을 정해놓고도 2차 공모에서 이를 적용하지 않은채 떨어진 고위공직자 출신을 추천했기 때문이다.

9일 용인시와 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문화재단은 지난 5일 대표이사 후보자를 선정하기 위한 두번째 이사회를 열어 임추위가 추천한 2명 중 전 용인시 국장출신인 A씨를 대표이사 후보자로 최종 결정했다.

A씨는 백군기 용인시장 인수위원회 격인 '시정기획추진단'에서 분과위원장을 맡은 핵심 인사다.

A씨는 지난 9월 용인문화재단 대표이사 공모에 참여했으나 문화재단 임추위의 '전직 고위공직자 제외' 내부 방침에 따라 제외됐다.

당시 공모에는 20여명이 신청했으며 임추위는 문화·예술 전문성이 검증된 2명을 이사회에 추천했다. 재단 이사회는 지난 달 11일 회의에서 '면접점수 80점을 넘은 후보자가 1명 뿐'이라는 이유로 안건을 의결하지 않고 '적합자 없음'으로 결정해 재공모를 실시했다.

그러나 임추위는 지난달 7일부터 15일까지 실시한 2차 공모에서 돌연 방침을 바꿨다. 임추위는 2차 공모에서 1차 공모에서 제외된 A씨를 포함, 도내 지자체 문화재단 대표이사를 역임한 인사 등 2명을 이사회에 최종 추천했다.

이후 이사회는 지난 5일 최종 대표이사 후보로 A씨를 선정했다.

이같은 이해할 수 없는 임추위 기준 변경에 재단이사회의 모종의 압박이 있었을 것이라고 내부 관계자들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문화재단 경영본부장은 이사회를 앞둔 지난 3일 용인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 참석해 "어느 누구라도 대표이사 자격만 갖춘다면 된다고 판단한다"며 임추위의 기준을 흔드는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재단 내부 관계자는 "A씨와 백군기 용인시장이 개인적으로 친밀한 사이라는 소문이 있다"며 "1차 평가 때 떨어진 인물이 2차에서 선정된 것은 이사회, 시 등과 모종의 관계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용인문화재단 이사회 관계자는 "재단경영 경험도 중요하지만 A씨가 행정경험이 많고 지역을 잘 알고 있어 대표이사 적임자로 선정했다"면서 인수위활동 경험과 시장과의 관계 등에 대해서는 "답변할 사항 아니다"고 답했다.

용인문화재단 참여노동조합은 지난달 28일 지역 정치 논리에 휘둘리지 않는 전문 문화예술경영인을 채용해달라는 요구를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편, 용인문화재단 대표이사 임명은 오는 20일쯤 시의회 동의여부에 따라 최종 결정된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