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남 시장, 해군 1함대 사령관과 면담 … 고구려 박물관에 전시 논의
▲ 구리시가 우리 해군 최초의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을 10년 뒤 광개토대왕 광장에 전시할 계획을 세웠다. 현재 광장엔 중국 지린성에 있는 진짜 비와 똑같은 복제비와 높이 4.05m짜리 동상이 있다.

구리시가 원대한 꿈을 품었다.
우리 해군 최초의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을 10년 뒤 시가지 중심에 전시하겠다는 것이다. 광개토대왕을 활용해 고구려 역사 도시의 입지를 확고하게 다지기 위해서다.
장소는 10년 전 광개토대왕 복제비를 세운 교문동 광개토대왕 광장(이하 광장)이다. 시가 앞으로 국방부·해군과 어떻게 협의할지 관심이 쏠린다.
9일 시에 따르면 안승남 시장이 지난달 5일 천정수 해군 1함대 사령관(현 해군본부 군수참모부장)을 만났다.
안 시장은 이 자리에서 "광개토대왕함 임무가 끝나면 우리에게 기증해달라"며 "이를 광장에 건립하는 고구려 박물관에 전시해 다양한 역사 교육의 상징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천정수 전 사령관도 당시 이 같은 제안에 긍정적인 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개토대왕함은 1998년 7월31일 실전 배치된 첫 한국산 구축함이다. 길이 135m, 높이 36.5m, 폭 14.2m 규모로 286명이 탈 수 있다. 10년 뒤 퇴역한다. 시는 이 시기에 맞춰 광개토대왕함을 광장에 전시할 계획이다.
현재 광장엔 광개토대왕 복제비와 동상이 있다. 2008년 5월 세운 복제비는 중국 지린성에 있는 진짜 비와 높이(6.39m)와 무게(42t)가 똑같다. 복제비보다 먼저 만든 광개토대왕 동상(2002년 3월)은 높이 4.05m, 너비 2.7m다. 많은 시민들이 역사교육 장소로 활용하는 장소다. 지난달엔 시민 2500명이 이곳에 모여 처음으로 광개토 축제를 열기도 했다.

시는 이 같은 시민들의 관심·열정을 등에 업고 광개토대왕함 기증·전시를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기본 계획을 세운 뒤 국방부·해군과 본격적으로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안승남 시장은 "광개토대왕함을 광장에 전시하면 고구려 역사를 품은 우리 시의 입지가 더 확고해질 것"이라며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관계 기관과 협의해 활용 방안을 구체화하면 얼마든지 실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고구려 역사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고구려 대장간 마을 개보수에 나서는 등 고구려 역사 콘텐츠를 확대·보완하고 있다.

/글·사진 구리=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