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시립박물관 유물 구입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민선6기 정책 지우기가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하다.

5일 인천시와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인천시립박물관의 2019년 유물 구입 예산은 1억원에 불과하다 2018년도 유물구입 예산 10억원보다 9억원이 삭감됐다. 시는 감액 이유로 "유물구입이 급하지 않다"며 "가뜩이나 시 재정이 안좋은 상황에 인천시립박물관 유물구입은 불요불급하다"고 밝혔다.

인천시립박물관 유물 구입 예산은 현재가 아닌 미래를 위해 계획됐다. 새로 세워질 뮤지엄 파크 규모에 걸맞는 유물 확보와 인천의 역사적 정체성 함축이라는 뜻이 내포됐다.

지난해 인천시립박물관은 인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겠다며 지역과 관련된 유물을 4개년에 걸쳐 확충할 계획을 세웠다. 시 역시 '없는 살림'에 문화 부흥이라는 대전제로 이에 호응했다. 2018년 10억원, 2019년 15억원, 2020년 15억원, 2021년 3억원 등 모두 43억원이며 총 유물 구입 33억원, 복제 10억원으로 유물은 약 8000점이다.

대상 유물은 인천의 근·현대사가 녹아 있는 전쟁, 산업, 도시, 문화 용광로 등이다. 구체적으로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청일전쟁, 러일전쟁, 6·25전쟁 등 각종 전쟁자료와 개항~광복 및 1960~2000년대에 이르는 산업 발전·도시 발전 관련 자료 등이다.

하지만 올해만 10억원이 성사됐을 뿐 1년 만에 계획이 불발로 끝날 전망이다.

인천시립박물관은 우리나라의 첫 공립박물관이라는 상징성과 더불어 우현 고유섭 선생의 혼과 석남 이경성 선생의 열정이 숨쉬는 곳이지만 타 지역에 내세울 것이 변변치 않은 실정이다. 유물과 인천 상징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시립박물관 유물은 1만2958점으로 부산박물관 유물의 60%에 그치고, 국가 귀속유물을 포함해야 울산박물관 수준을 넘는다. <표 참조>

특히 5년 후 가시화 될 뮤지엄 파크로 시립박물관이 이전할 경우 기존보다 3배 이상 커지는 만큼 2만점 이상의 유물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올해 시립박물관 유물 구입 예산 10억원도 남은 만큼 아직 급하지 않은 것 같다"며 "유물 구입보다는 국가 매칭 사업에 써야 할 보건·복지 등의 사업비용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 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