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갈등 조정 기간내 미해결
'건립 추진 계획' 전면수정 불가피

 

수원지역에 분산된 아동·청소년 정신건강복지센터 등 6개를 통합하는 '마음건강치유센터(가칭)' 건립이 지역주민의 반발로 해를 넘기게 됐다.

수원시가 반발하고 있는 설립 예정지역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 주민들과 해결 모색에 나섰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4일 수원시와 매산동 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매산초등학교 인근 '마음건강치유센터(가칭)' 건립과 관련해 갈등조정에 나서며 해결방안을 찾았다. 시의 갈등조정은 정책이나 사업추진 과정에서 주민 반발 등이 발생하면 가동할 수 있다.

마음건강치유센터 건립의 경우 1년 가까이 추진과 반대 입장으로 나뉘며 이해관계자들 간 갈등을 빚었다.

하지만 시는 최종 조정기간이었던 지난달까지 관련된 절차에 착수하지 못했다. 모든 이해관계자가 모인 '조정협의체'도 단 한차례 운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하겠다는 시, 저지하겠다는 학부모, 주민 간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약 2개월 동안 벌어진 시의 대책도 파행으로 마무리돼 해결은 해를 넘기게 됐다.

시가 갖고 있던 추진 계획도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당초 시 계획으로는 올해 건립 예정부지에 대한 보상을 완료 등 착공 사전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었다.

한 지역 주민은 "일단 학부모들은 '이곳은 절대 안 된다'는 불가 입장인데, 시는 그런 학부모들을 겉으로는 달래면서 어쨌든 건립을 하겠다는 입장이니까 서로 논의가 잘 될 리 없었다"며 "당장 계획부터 철수하고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주민과 재차 협의해 풀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아직까지 합의점을 못 찾아 갈등상태가 예전 그대로에 머물고 있다"며 "오는 5일 학부모, 주민들과 건립 TF(태스크포스) 회의를 열어 논의할 것이고, 추후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는 2016년 '정신건강 선도도시'를 앞세워 예산 300억여원을 편성, 매산로3가 43-1번지 일원에 8층짜리 마음건강치유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지역 내 6개 센터(아동·청소년, 성인, 노인, 중독관리, 자살예방 등)를 통합 운영할 수 있는 특화된 시설을 갖춘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건립 예정지로부터 약 70m 거리에 초등학교가 있어 올해 초 소식을 접한 학부모들이 반대를 위한 집단행동에 나섰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로 인해 자녀가 혹시 모를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하는 우려에서다. 건립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닌, 학교 주변은 절대 안 된다는 게 학부모들의 입장이었다.

수원 지역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정신관련 센터가 학부모들의 주장과 달리 안전하고, 주민 서비스 증진 차원에서 필요하다며 추진 지지성명을 내기도 했다.

시도 정신적 치료 목적으로 기존 센터를 찾아오는 방문자들로 인해 어떠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보여 찬·반 논란이 일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