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칭우 정치경제부장


올해 주민등록인구의 전국 평균연령은 41.5세로 전년 대비 0.5세 증가했다. 가장 인구가 많은 연령은 1971년생인 46세다. 반면 9650만명으로, 세계 15위의 인구수를 가지고 있는 베트남은 전체 인구중 60% 가량이 35세 이하로 구성돼 세계에서 가장 젊고 역동적인 나라중 하나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으로 베트남이 제2의 중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이 같은 인구분포수로 꼽히고 있다.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중 제조업을 제외하고는 금융업 등 유통업의 진출이 가장 활발하다. 베트남에는 신한은행뿐 아니라 우리은행·KB국민은행·KEB하나은행·IBK기업은행·NH농협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이 대부분 진출해 있다. 베트남이 국내·외 금융사들로부터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유는 눈부신 경제 성장 속도 때문이다. 베트남은 1990년대 본격적인 개혁 개방 이후 연평균 6~7% 성장하는 초고도 성장 국가로 분류돼 왔다.

한 해 270만명의 한국관광객을 찾은 베트남에서 '삼성전자' 외에 눈에 띄는 국내기업은 베트남의 축구영웅 박항서 감독을 앞세운 신한베트남의 광고판이다. 신한베트남은 올 3월 기준으로 총자산 33억달러, 신용카드 회원 24만명, 총 고객수 90만명으로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 1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말 인수한 ANZ은행은 신한베트남의 신용카드 점유율을 7위까지 끌어 올려 준 일등공신이다.
베트남에서 시선을 넓혀 동남아시아를 보자. 베트남을 포함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6억3000만명에 달하는 평균연령 29~31세의 젊은 국가들로 이뤄져 있다. 대한항공과 스카이 얼라이언스를 구성하고 있는 베트남항공은 베트남 하노이~라오스~캄보디아~베트남 호치민을 잇는 사실상 셔틀버스같은 항공노선을 여럿 운영하고 있다. 이미 이들 나라들이 국가의 경계를 넘어 하나의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다는 얘기다.

캄보디아 최대 영어·현지어 신문인 프놈펜포스트지 편집장을 말레이시아 사람이 맡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 이해가 간다. 그래서 현지에서 만난 기업인들은 동남아를 하나의 시장으로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가단위로 투자를 결정할 것이 아니라 업계나 기술 중심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남아시아의 성장은 인천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 일으킨다.

단적인 예가 항만 물동량의 급증이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동남아시아 노선의 증가이다.
올 3분기까지 전국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지난해보다 증가세를 나타냈다. 주요 교역 상대국인 중국과 미국, 일본 등의 물동량이 부진했지만 동남아 수출입 화물과 환적화물이 늘어난 덕분이다.

3분기까지 전국항만 컨테이너 처리 물동량은 지난해 3분기까지(2051만5000TEU) 보다 4.3% 증가한 2139만6000TEU를 기록했다. 중국 수출·입 화물 물동량이 0.9% 줄어 들고 미국(0.9%)과 일본(0.4%)의 물동량 증가세가 주춤했지만 베트남(7.2%)과 태국(5.8%) 등 동남아 물동량이 견조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역대 10월 최대 물동량 기록을 갈아치운 인천항만 놓고 보면 동남아의 비중은 더욱 커진다.
국가별로는 대중국 교역량은 16만5961TEU를 기록해 여전히 부동의 1위이지만 증가량만 놓고 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전년 동월 2만5067TEU를 처리했던 대베트남 물동량은 24.4% 증가한 3만1174TEU가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태국 물동량은 9396TEU를 보이면서 전년 동월 7834TEU 대비 19.9% 증가해 1만TEU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래서 내년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제3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인천에서 개최해야 하는 명분이 생기는 것이다. 제1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관계 수립 20주년 기념으로 2009년 제주도에서, 제2차 회의는 25주년 기념으로 2014년 부산에서 개최된 바 있다. 인천일보가 대한민국 지역언론 처음으로 동남아시아 교류에 나섰다. 제3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30주년을 맞아 인천에서 열려야 하는 이유에 언론사 교류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