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블루오션, 그에게 해답을 찾다
▲ 김창건 주한 우즈베키스탄 무역대표부 대표는 송도국제도시 포스코타워 무역대표부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양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은 물론 우즈베키스탄 진출을 희망하는 인천지역 기업들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 김창건 주한 우즈베키스탄 무역대표부 대표는 송도국제도시 포스코타워 무역대표부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양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은 물론 우즈베키스탄 진출을 희망하는 인천지역 기업들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브라질·러시아·인도는 이제 레드오션
우리와 문화적으로도 비슷한 우즈베크
신정권 들어 각종 규제개혁 진행돼
국내 기업들 진출하기에 최적의 조건


자동차 해외영업·마케팅 경험 살려
앞으로 중소 부품업체들 새 활로 찾고
남동·부평공단 내 기업 적극 홍보해
시장 진출때 어려움 없도록 노력할 것



중앙아시아의 푸른 별 우즈베키스탄. 국제 교류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그곳에 그가 첫 발을 내디딘 건 지난 2008년이다.

우리나라 굴지의 자동차 회사 독점사업권을 쥐고 해외 공식 디스트리뷰터(Distributor) 사업에 뛰어든 그는 경쟁업체와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을 펼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유의미한 사업 실적뿐만 아니라 미지의 땅이었던 우즈베키스탄과 한국을 잇고, 양국의 경제 협력을 도모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했다는 평가가 덧붙었다.

그러한 그의 공로는 우즈베키스탄 정부에까지 흘러 들어갔다. '에버그린모터스' 대표라는 직함에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관 명예영사, 우즈베키스탄 공화국 국무총리 무역투자 자문관이라는 기분 좋은 무게가 더해졌으며, 최근에는 주한 우즈베키스탄 무역대표부 대표라는 새로운 옷까지 입게 됐다.



▲우연에서 필연으로

지난 9일 주한 우즈베키스탄 무역대표부가 인천 송도에 공식적으로 둥지를 틀면서 김창건 대표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시차가 채 적응되기도 전에 한국에서 우즈베키스탄으로, 우즈베키스탄에서 제3국으로 자리를 옮기며 양 국가가 하나 되는 방안을 모색한다.

"우즈베키스탄에서 15년간 사업을 하다 보니 인정도 받고 자연스레 소중한 인연이 생기더라고요. 그분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한국 기업이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할 때 장애 요소나 문제점 등을 해결하고 지원하는 무역대표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어요. 그렇게 한국 무역대표부부터 추진하게 됐고 감사하게도 저에게 역할을 주셨죠.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수많은 나라 중 왜 우즈베키스탄이냐고 묻는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이어야만 했다"고 답한다.

"8년간 현대기아차 그룹에서 해외영업과 마케팅을 하다 보니 해외 출장이 잦았어요. 대부분이 중동 국가로 이슬람 문화였죠. 종교적으로 저와 관련 있는 건 아니었지만, 자연스레 다양한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이후 중동 국가에서 사업을 시작하고 중앙아시아로 옮겼는데 그곳의 90%가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이거든요. 다른 분들에게는 낯설었겠지만 저에게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비즈니스 측면으로 보면 신흥시장으로 여겼던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브릭스 국가들이 이제는 레드오션화 됐어요. 포스트 차이나로 불렸던 인도차이나, 베트남 등지에도 이미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들어가 있죠. 우즈베키스탄이 신정권 들어 각종 규제개혁을 없애고 있거든요. 정치적으로도 안정화됐고요. 한국 기업들이 진출하기에 그 어느 때보다 적절해요."

"역사적으로도 우리와 우즈베키스탄은 인연이 깊어요. 고려인분들이 우즈베키스탄에 정착한 지 올해로 81주년이거든요. 예전에 극동지역에서 강제로 이주 당했었는데 (우즈베키스탄에서) 아무런 조건 없이 받아줬어요. 전 우리 윗세대들이 우즈베키스탄에 진 빚을 갚고 있다고 생각해요. 문화적으로도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아요. 어른을 공경하고 이웃을 살피고 손님을 극진히 대접하는 문화가 있죠. 특히 한국을 정말 사랑해요. 어디 가나 환영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따뜻하게 맞아주죠. 이리저리 살펴봐도 우즈베키스탄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어요. 이 정도면 필연 아닌가요?"



▲인천, 우즈베키스탄 속으로

30대 초반 소규모로 시작한 에버그린모터스가 현재 건실한 기업으로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은 험난 그 자체였다. 자금조달과 판로 개척 등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야 했다.

누구보다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알고 있는 그는 국내 기업들이 무역대표부를 통해 실패와 어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김창건 대표는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워지면 대기업도 그렇지만 중소기업들이 많이 힘들어한다. 제 경험을 살려 어려운 기업들에 도움을 주고 싶다"며 "우선 자동차 분야 부품업체 분들과 우즈베키스탄으로 동반 진출해 신흥시장을 개척하고 활로를 개척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에버그린모터스와 무역대표부가 위치한 인천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그는 "인천에 많은 기업들이 있다. 대표부가 있는 송도는 바이오산업을 주목하고 있는데 이러한 분야가 우즈베키스탄에도 꼭 필요하다"며 "송도를 포함한 남동공단과 부평공단 내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알려 우즈베키스탄과 소중한 인연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락흐맛(Raxmat), 감사합니다"

우즈베키스탄에는 존경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고 인사를 건네는 문화가 있다. 우즈베키스탄을 위해 일하고 있는 그에 대한 현지 직원들의 인사 또한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내 한 마디가 더 붙는다.
"Raxmat." 감사하다는 뜻이다. 김창건 대표 또한 같은 방식으로 인사를 건넨다. "Raxmat." 자신을 믿고 함께해주는 직원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대표이사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구성원들이 함께 노력해주니 성장했고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큰 욕심 없어요. 우리 회사를 함께 일군 구성원들과 행복을 나눌 수 있으면 돼요. 그것이 가장 큰 보람이죠. 결국은 사람이 제일 중요하잖아요. 사람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지금처럼 함께 걸어가려고 해요."

"무역대표부 초대 대표로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요. 지금까지 그랬듯 우연한 계기가 결국 필연이 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쏟아내려고 해요. 우즈베키스탄이 성장하는 모습만 봐도 행복하거든요.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을 위해 더욱 희생하고 노력해 양 국가가 하나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