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삭스 컬럼비아 교수 기조연설 … 시장철수 협박 등 불법 자행
▲ 27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6차 OECD세계포럼' 참석자들이 인천 원도심 관련 홍보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다국적기업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불법적인 행위를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정부 차원에서 제재하면 다른 나라로 떠난다고 협박합니다."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28일 오전 '제6차 OECD세계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다국적기업의 행태를 이 같이 비판했다.

이어 그는 "지역본부를 만들겠다며 지역 간 경쟁을 부추긴다. 토지와 세금 혜택에 더해 추가적인 이익을 요구하기도 한다"며 "여기에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조세회피처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한다. 다국적기업이 세금을 내지 않고 회피하는 금액만 연간 6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인천에서도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글로벌GM과 한국지엠은 지난 5월 수익성을 이유로 군산 공장을 폐쇄한 이후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울며 겨자먹기'로 약 8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대신 조건으로 경영정상화와 함께 10년 이상 머물 것을 약속 받았다.

하지만 최근 한국지엠은 연구개발(R&D)법인을 신설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하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노조는 "법인 분리는 한국 사업 철수를 위한 초석 다지기"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프리 교수는 "OECD가 역외탈세를 통한 국가 간 소득이전·세원잠식(BEPS)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중요한 시도다. 향후 각국 정부는 제도를 통해 기업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후에 열린 세션에서도 글로벌기업의 책임 회피에 대한 지적이 일었다.

피에르 하바드 노동조합자문위원회 사무총장은 "대표적인 글로벌기업 삼성을 기준으로 공식 직원 수가 45만명이라면 경제적으로 얽혀있고 의존하는 사람까지 합하면 150만명이 넘는다.

아웃소싱과 파편화로 인해 기업의 시작과 끝을 명확하게 알기가 어렵다"며 "가장 큰 문제는 기업들이 버는 이익이 공평하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익이 늘어도 노동자들의 임금은 결코 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