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리 도시학교 '에코뮤지엄 플랜' 결과발표회
"바다도시 인천정체성 사라지는 중" 계승 중요성 강조
▲ '배다리 도시학교' 참가자들이 지난 여름 인천 내항 8부두에서 현장 답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배다리 도시학교

인천 고유의 문화와 건축유산, 자연환경을 보존하며 알리는 새로운 개념의 박물관 활동이 선을 보였다. 시민이 만들고 제안한 '바다도시 인천'의 정체성을 찾는 자리였다.
'배다리 도시학교'는 지난 24일 '인천 에코뮤지엄 플랜'을 주제로 최종 결과발표회를 열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2012년부터 배다리마을을 근거지로 도시 담론을 형성하고, 현장 탐방 활동을 벌여온 배다리 도시학교는 올해 월미도와 내항, 인천역, 동일방직, 수문통 등을 대상지로 정했다.
'지난 5월 개강한 이후 전문가와 예술가, 학생 시민 등 30여명이 참가해 6회에 걸친 강좌와 현장 답사를 벌였다.

배다리 도시학교는 공공 자산이 파괴되거나 사유화하면서 바다도시로서의 인천 정체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결과발표회에서 '에코뮤지엄'이라는 개념을 꺼내든 배경이다. 에코뮤지엄은 생태·주거환경을 의미하는 '에코(eco)'에 박물관을 뜻하는 '뮤지엄(museum)'을 결합한 단어다. 지역 고유의 문화를 계승하면서 일반인에게 이를 알리는 새로운 개념의 박물관을 일컫는다.

이날 '전쟁의 섬을 시민 친수 평화의 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한 월미도팀은 아픈 과거를 되돌아보며 난개발이 이뤄지는 지금의 월미도 환경을 짚었다.

재개발과 개항창조도시 사업으로 주목받는 내항을 다룬 팀은 내항 재개발이 항만 역사와 생태문화 복원 관점에 서 있지 않고, 주민을 위한 공공 개발에서도 멀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일본 요코하마와 속초 칠성조선소 사례를 소개하며 시민 참여로 공간 성격을 키워가는 과정의 중요성을 알렸다.

인천역팀은 복합역사 개발 과정에서 "현재 인천역 건물을 그대로 두고, 일부 보완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인천 여성노동운동의 상징적 공간인 동일방직을 연구한 팀은 기억과 추억, 연대와 공유 등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옛 물길 복원이 논의되는 수문통에 대해선 "친수공간과 보행로를 마련한다면 동구만의 산업·문화유산을 활용한 활성화 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단순히 관광 차원을 넘어서 생태문화도시 사업과의 연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배다리 도시학교는 이날 발표된 내용을 자료집 형태로 출간해 지역사회와 공유하기로 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