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숲해설사 나순화씨


자연치유 명강사 '도지사 상'도

'숲사랑'에 빠진 50대 주부가 자연학습장을 찾는 학생들과 관광객을 위해 오늘도 생태 수업준비에 여념이 없다. 주인공은 부천시 '숲해설사' 나순화씨(54).

겨울방학을 맞아 학교에서 벗어나게 된 아이들은 신이 났지만, 부모들은 고민이 커져만 간다. 아이들을 종일 학원에만 묶어둘 수도 없고 자칫 방심하면 방학 내내 게임 삼매경에 빠져들 게 뻔해서다.

이런 고민에 빠진 학부모들을 위해 나 해설사는 '숲이야기'준비로 한껏 부풀어 있다. 전남 영암군 월출산 자락의 한 농촌마을에서 태어난 나 해설사는 일찌감치 숲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었다.

이런 영향때문인지 유별나게 꽃을 사랑했던 그를 주위에선 '초롱꽃'이란 애칭을 붙여줬다. 20대 때 사회생활의 첫 발을 디딘 이후에도 '숲'은 나 해설사 생활의 전부였다. "본격적인 봉사 활동을 시작하기 위해 부천식물원에서 '복사골 햇살지기'라는 동아리를 결성했습니다. 지금은 어엿한 부천지역의 대표동아리가 돼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남편과 두 딸의 어머니로서 빡빡한 삶을 쪼개, 46세에 한국방송통신대학 늦깎이 대학생이 돼 4년만에 졸업한 만학도다. 불혹의 나이에 인생을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했다는 나씨는 결혼 전 취득한 꽃꽂이 사범증을 활용, 숲해설 봉사가 없는 시간에는 꽃꽂이 취미클럽에 참여해 후진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06년부터는 숲 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나 해설사는 초중고생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생태교육에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

"자, 이 루페(확대경)로 암꽃을 관찰해봐요. 꼭 풍선이 터진 것 같죠?". 아이들은 "완전 신기해. 짱이야!"라며 신기해 한다. 이어진 나 해설사의 설명에 아이들은 "네"라고 합창했다. 얼마 전 부천의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과의 숲해설 체험을 하는 자리였다.

"종종 고마움을 담은 편지를 써 준 아이들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런 편지를 받을 때 마다 숲해설사로서의 보람을 갖게 된답니다"

최근들어 숲을 찾을 때 숲해설을 듣는 사람도 많아졌다. 그런 공로로 나순화 해설사는 올해 경기도지사 우수유공표창장을 수상했다. 숲 해설은 식물 이름의 유래, 식물에 얽힌 이야기, 숲 생태계가 작동하는 메커니즘까지 들려주기 때문에 흥미진진하다. '부천무릉도원수목원'과 '부천시민의 강'에서 활동하고 있는 나순화 숲해설사는 이미 시민들로 부터 자연치유의 명강사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부천=강훈천 기자 hck122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