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기(26)와 창열(24)씨도 태영이와 마찬가지로 요사이 즐겁기만 하다. 백내장을 앓아 흐릿하게 보이던 세상 모습이 한 독지가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은 후 또렷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정신장애자 복지시설 명화원에 수용돼 앓고 있는 장애인들이다. 이들은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수술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국고지원금과 후원회비를 착복해 원장이 구속되는 말썽을 빚은 명화원이 사고 이후 크게 바뀌고 있다.

 원장구속이라는 충격에 휩싸였던 명화원이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 나고 있다.

 명화원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지난 9월 박정자(50)원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부터.

 박원장은 예상치 못했던 원장발령에 처음에는 무척 당황했다. 불미스러운 일로 원장이 구속된 후라 직원들과 원생들에게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박원장은 지역내 향진원과 명심원 등 사회복지시설에서 25년간 근무한 경험을 곧 발휘하기 시작했다.

 조직을 개편, 부서제를 만들어 직원들에게 책임감을 부여했다. 원생들에게는 수술을 지원하는 등 사랑의 마음을 전해 나갔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사회복지시설에 근무하면서 맺어온 인연을 바탕으로 각계를 직접 찾아다니며 도움을 호소했다.

 이같은 노력이 한가지씩 결실을 맺으면서 직원들과 원생들의 자세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직원들 사이에서 지난 사고를 거울삼아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 전국 제일의 사회복지시설을 만들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명화원은 아직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장이 구속된 일이 있은 이후 정부 지원금이 크게 줄고 후원자들의 발길도 끊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원장과 직원들의 「달라지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명화원이 정말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 나면 시민들의 명화원에 대한 인식도 바뀔 것입니다. 시민들 인식을 바꾸려면 우선 명화원이 달라져야겠지요.』

 박원장은 「명화원의 새로운 모습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