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산업 미래와 대응 세미나
주요 선진국 202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전기·자율주행차 연구·생산구조 개편 협력해야"
국내 자동차 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으며, 자동차 업체들이 서로 협력을 통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지 않으면 공멸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중·소 부품업체들은 내연기관 중심의 생산구조를 전기차·자율주행차 부품으로 바꿔야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지역본부는 21일 공단 인천본부 4층 중회의실에서 '자동차산업의 미래와 대응' 세미나를 열었다.

발표에 나선 이항구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에 대해 "초유의 사태이자 매우 긴장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9년간 해외 자동차 기업이 위기일 때 우리는 어부지리로 발전했다. 환율 정책으로 수출도 많이 했다. 지금 위기는 외부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 내부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짚었다.

최근 자동차 산업의 트렌드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우리 중·소 부품업체 대부분이 내연기관 중심이라는 문제가 있다. 주요 선진국은 2025년을 시작으로 경유를 넘어 휘발유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차에 대한 판매금지를 검토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판매 금지고, 독일은 2030년에서 2032년부터 대도시에서 가솔린차 규제에 들어간다"라며 "내연기관차를 팔 수 있는 기간이 20년 정도밖에 안 남았다. 신흥국에는 중국차가 들어가 있어 팔수도 없다.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자율주행차 분야도 마찬가지다. 미국을 중심으로 이미 높은 단계의 자율주행차를 완성했으나, 국내에선 연구는 너무 늦게 가고 있다는 게 이 연구위원의 진단이다. 특히 중·소 부품업체들은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비용도 적다.

이 연구위원은 "부품업체 연구개발 비용을 따져 보니 2조5000억여원 수준이다. 현대차는 5조원을 투자한다. 그런데 독일은 50조원, 일본은 37조원을 투자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이 연구위원은 마지막으로 ▲내연기관 중심 생산구조 개편 ▲완성차 업체·부품 업체의 수평적 관계 수립 ▲데이터·서비스 기반의 신기술 개발 및 진출 ▲타 분야 기업 간 협력 등을 제시했다.

이 연구위원은 마지막으로 "부품업체도 역량을 키우지 않으면 살아 남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라며 "더 이상 협력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기차와 자율차가 나오면서 새로운 사업 분야도 많이 나오고 있다. 어느 분야에 어떻게 진입할 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