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입점 나서야" 지적
대형 백화점·아울렛 유통업체들이 2017년 인천에서 거둔 매출액은 1조원을 훌쩍 넘는다. 그러나 지역 식음료 브랜드 점을 입점·운영하는 일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송도현대프리미엄아울렛에 따르면 인천 주요상권에 위치한 매장에 입점한 식음료(F&B)업체 가운데 인천 지역 브랜드는 소수에 불과했다.

신세계 인천점 지하에 있는 챕터원스테이크와 송도아울렛에 위치한 인천제과점협동조합, 편장군족발, 일상별식이 유일하다. 그나마 챕터원과 제과협동조합, 편장군족발은 지역 내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일상별식은 미추홀구 숭의가든 메뉴를 응용한 홍대지점을 이어받은 브랜드다. 또 신세계 지하에 있는 한 떡집은 서구에서 제조공장만을 운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6328억원 매출을 거둔 지역 1위 신세계 인천점을 들여다 보면 현재 두개 층에 걸쳐 식음료 매장 40여 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역업체 챕터원을 포함한 12개 업체는 푸드코트에 속해 있는 소규모 형태다.

나머지 20여개 매장에서 스타벅스, 고디바, 버거킹 등은 해외 브랜드이고, 자니로켓, 데이앤데이와 같은 일부 브랜드는 계열사 신세계푸드 소속이다. 그나마 지역 브랜드는 고래사어묵(부산), 웰빙부산어묵(부산), 앙카라바바케밥(부산), 루시카토(경기 파주) 등이다.

이외 대부분은 본사가 서울에 위치해 있는 프랜차이즈 매장이다. 6층 전문식당가에 있는 12개 브랜드 중에서는 속초코다리냉면, 한옥마을전주비빔밥, 베네세레(경기 용인) 등 일부 브랜드만이 서울 외 지역에 본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2955억원 매출을 올린 송도아울렛은 지역 관련 업체를 메인 식당으로 두고 있긴 하다.

인천에서 출발해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무지개케익' 도레도레도 입점했다. 이외에는 팝업스토어와 판매업체를 제외한 40여개 식음료 매장 가운데 삼송빵집(대구), 뜨르들로(부산), 수수가든카페(경기 과천) 등이 서울 외 지역에 기반을 둔 모습이다.

반면 남동구 예술회관역 인근에 위치한 롯데백화점에서는 인천 브랜드를 찾아보기 어렵다. 푸드코트를 포함해 모두 18여 군데 매장이 있지만 이가운데 대부분은 계절밥상, 시마스시 등 서울에서 시작된 프랜차이즈 매장이 대부분이다. 우미가(경기 포천), 이찌방(경기 안양), 옵스베이커리(부산) 등이 지역 브랜드다.

이처럼 대형유통업체들이 지역에서 막대한 수익을 얻음에도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시민사회에서는 현지법인화 추진을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 부산경실련은 부산발전연구원의 '대형유통점 현지법인화 지역경제 기여도 연구'를 인용해 "현지법인화를 통한 직접 생산유발효과는 2조9515억원, 간접효과는 2조5064억원까지 추산된다"며 "롯데와 신세계는 미적지근한 대응 대신 현지법인화로 지역과 상생·협력하는 진짜 지역기업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세계 인천점이 롯데로 전환하는 것과 맞물려 인천지역 브랜드가 입점될 수 있도록 인천시 등 관계기관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도레도레 브랜드가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할 수 있었던 것은 브랜드 자체의 인지도도 있었지만 지역과 상생하겠다는 인천공항공사의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롯데가 신세계를 대신해 인천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인천지역 브랜드 입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인천시도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