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세습 의혹 국정조사 요구
민주당에 막히자 불출석 카드
예산안 심사 지체될 가능성도
국회가 15일 오후 2시에 열기로 한 본회의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불참으로 무산되면서 여야 대립이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여야정 상설협의체 실무회동 불참에 이어 본회의 보이콧 방침까지 실행에 옮겨 정국은 더욱 얼어붙는 분위기다.

두 야당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단행한 인사를 '야당무시 일방독주'로 보고 더불어민주당의 고용세습 의혹 국정조사 거부를 강력 비판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보이콧을 몽니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어 날 선 대치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 경우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민생·개혁법안 논의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법안 처리에 필요한 의결정족수가 충족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본회의 개의가 어렵다고 밝혔다. 본회의는 재적의원 5분의 1 이상의 출석으로 개의할 수 있으나 재적의원(299명)의 과반(150명)이 출석해야 안건 처리를 위한 의결정족수를 충족할 수 있다. 현재 민주당(129명), 민주평화당(14명), 정의당(5명) 의원 전원 참석에 무소속(7명) 의원 일부가 가세하면 절반을 넘길 수 있으나 이날은 과반이 달성되지 않았다.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의원들은 본회의에 대체로 참석했으나 한국당(112명)과 바른미래당(30명) 의원들은 예고한 대로 본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두 야당은 조명래 환경부 장관 임명 강행과 예산 국면에서의 경제팀 교체에 강하게 반발하며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사퇴와 고용세습 의혹 국정조사를 여당에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본회의 무산 후 의원총회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에게 "(두 야당이) 억지를 부려서 파행을 시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본회의를 볼모로 국회 일정을 파행시키는 것에 정말 참담한 심정이다. 어떻게 풀어야 할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독단과 전횡이 있다면 국회에는 민주당의 독선과 아집이 있다"며 "국회를 무력화하고자 했던 문대통령의 의도가 있었고, 집권당인 민주당은 청와대 출장소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오늘 오전 교섭단체 원내대표 3자회동을 했지만 민주당이 야당의 고용세습 국정조사 요구에 전혀 답을 하지 않고 회피해 협상이 결렬됐다"며 "민주당이 이성과 양심을 회복해서 국민의 요구를 받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우 기자 jesus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