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국의 집값이 하락하고 건설수주가 감소하는 등 국내 주택·건설시장이 동반 침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7일 서울 건설회관에서 '2019년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를 열고 내년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이 올해보다 1.1% 하락하고, 전셋값도 1.5%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글로벌 통화정책과 자산시장, 거시경제 여건 등을 종합할 때 내년도 부동산 시장의 나홀로 상승세가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도는 거시경제 상황이 자산시장을 압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허 연구위원은 "세계 각국에서 양적완화 정책의 정상화가 진행되며 런던, 시드니, 밴쿠버, 뉴욕 등 글로벌 선도도시 주택가격이 8월 이후 모두 하락세로 돌아섰다"면서 "서울도 상대적 강세는 유지하겠지만 거시경제의 어려움을 피해가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내년 수도권 집값이 0.2%, 지방은 2.5% 각각 하락하면서 전국의 주택가격이 올해보다 1.1% 떨어질 것으로 건산연은 내다봤다.

건산연이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과 전셋값의 동반 하락을 전망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지방은 준공 물량이 전년에 비해 감소하지만 누적된 준공 물량이 많고 거시경제 부진의 영향으로 하락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 연구위원은 "하락장에서는 저가매물을 다주택자와 투자자가 흡수해야 하지만 정부의 촘촘한 수요 억제책으로 집값 하락 전환 이후 하락폭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분양시장도 일부 수도권 양호 사업지를 제외하고 물량 감소와 청약규제의 영향으로 열기가 식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서울은 고가주택 시장의 수요자인 고소득층과 자산가들이 안정적인 소득과 자산을 기반으로 주택의 장기보유를 선택해 하락장에서도 집값을 지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셋값은 전국적으로 준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하향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도 국내 건설수주는 전년 대비 6.2% 감소해 5년 내 최저치인 135조5000억원을 기록하고, 건설투자는 2.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홍일 건산연 연구위원은 "건설경기 하락세가 과거에 비해 2배 이상 빨라 건설경기 경착륙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2019년 건설투자 감소로 2019년 경제성장률이 0.4%포인트 하락하고, 취업자수는 9만2000명 감소하는 등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건설경기 경착륙 방지, 경제·고용에 대한 부정적 영향 축소를 위해 연말 국회에서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증액, 생활형 SOC 사업·도시재생 사업 등 공약사업의 신속한 추진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철 기자 jc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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