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막 오른 무대 … 귀와 눈이 즐거워진다
▲ 아트센터 인천 전면 모습. /사진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16일 인천시향 연주 … 지휘 이병욱
17일 伊 오케스트라 - 조성진 협연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제 역할을 찾았다. 올해 상반기에 준공된 글로벌 복합문화공간 '아트센터 인천'에는 그저 고요함만 감돌았다. 1727석 규모의 국내 3번째 콘서트홀이라고 말을 하지만, 막상 그 공간은 텅 비어서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
소음조차도 부재했던 그 공간에 지난달부터 '음(音)'이 흐르기 시작했다. 지난달 24일과 30일의 시범공연을 시작으로 '아트센터 인천'은 정식으로 시민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아트센터 인천'이 오는 16일과 17일의 공연을 시작으로 개관을 알린다. 개관 공연에는 인천시립교향악단이 무대에 오른다. 이어 17일에는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내한 공연이 열린다.


#첫 날, 화려한 막을 올리다
인천시립교향악단이 '아트센터 인천'의 첫 무대를 꾸민다.
마에스트로의 지휘하는 손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된 '아트센터 인천'의 첫 지휘는 인천시립교향악단의 이병욱 상임지휘자가 맡는다.
첫 공연을 이끌 이병욱 지휘자는 인천시립교향악단의 제8대 음악감독으로 지난 9월에 취임해 클래식 문화의 저변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교향곡, 협주곡, 오페라, 발레, 현대음악에 이르는 다양하고 폭넓은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첫 출발을 알리는 공연답게 연주자들도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텔 리와 소프라노 이명주, 테너 김동원 등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과 함께 풍성한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이날 공연은 '아트센터 인천'의 힘찬 앞날을 위해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 1번 Op.3'으로 시작해 화려한 기교가 돋보이는 사라사테의 '서주와 타란텔라 Op. 43'와 '찌고이네르바이젠 Op. 20' 등이 연주된다.
이어 구노의 '나는 살고 싶어요', 푸치니의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마스카니의 오페라 '까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전주곡', 베르디의 '여자의 마음', 레하르의 '그대는 나의 모든 것',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 4악장 Op. 95'을 선보인다.
시민들에게 친숙한 곡들 위주로 구성된 이번 공연은 클래식 공연의 문턱을 낮추고, 어느 누구나 아트센터 인천을 찾아와 다양한 공연을 보고 즐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겨있다.
공연은 시민들에게 폭넓은 문화예술을 경험하게하기 위해 전석 초대로 진행된다. 자세한 사항은 아트센터 인천 홈페이지(www.aci.or.kr)에서 확인 가능하다.

#둘째 날, '아트센터 인천' 세계에 알리다
티켓팅 시작 단 30분 만에 매진을 기록한 글로벌 무대가 아트센터 인천을 찾는다. 아트센터 인천은 오는 17일 전세계 클래식계 슈퍼스타로 주목받는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110년 전통의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를 초청했다.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는 이탈리아 로마의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 소속의 1908년 설립된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드뷔시, 생상스, 주세페 시노폴리, 다니엘레 가티 등 20세기의 거장들이 지휘자로 거쳐 갔다.
또 이번 공연에는 안토니오 파파노가 지휘를 맡아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안토니오 파파노는 1990년 첫 국제 무대 데뷔 후, 빈 슈타츠오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등에서 명성을 쌓아왔다. 안토니오 파파노와 산타 체칠리아는 베토벤의 교향곡 중 최고라고 불리는 제2번과 제5번 '운명'을 연주한다.
베토벤의 '운명'은 도입 부분이 운명을 두드리는 것 같다고 해 생긴 제목으로, 시민들이 아트센터 인천의 문을 두드리며, 많이들 찾아와 줬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선곡이다.
안토니오 파파노와 호흡을 맞출 피아니스트로는 뛰어난 재능과 음악성으로 세계무대를 누비고 있는 조성진이 참여한다. 조성진은 특유의 신중하면서 시적이고, 확고하지만 부드러운 특유의 매력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중 유일하게 단조로 작곡된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을 연주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탁월한 음악적 균형감을 갖춘 조성진이 순수하면서 기품 있는 연주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자리가 마련된다. 무르익은 가을밤 아트센터 인천을 가득 채울 세계적인 연주에 다 함께 빠져보자.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아트센터 인천, 그곳을 탐방하다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 황홀리허설룸·휴게공간 등 구비

개관을 앞두고 시범공연이 열린 지난달 30일 '아트센터 인천'을 방문했다. 개관 준비를 위해 스태프들은 모두 분주하게 움직였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아트센터 인천의 메인 공간인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이다. 묵직한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보이는 콘서트 홀의 광경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관객이 오케스트라를 둘러싸는 빈야드(Vineyard) 스타일과 직사각형 형태로 풍부한 반사음을 구현하는 슈박스(Shoebox) 스타일이 혼합된 내부는 마치 살아 움직일 듯한 느낌을 줬다. 화려함이 넘쳐나는 이곳에서 어떤 공연들이 진행될지 기대감이 한껏 증폭됐다. 실제로 이날 진행된 시범 공연에서 음들은 역동적으로 다가왔고, 무대는 관객들을 압도했다.
공연장 내부에서 보이는 창밖의 풍경도 매력적이었다. 귀와 함께 눈이 즐거워지는 것이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이지 않을까 싶다.
이어 백스테이지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오케스트라 리허설 룸부터, 개인이 연습을 할 수 있는 작은 연습실, 연주자들을 위한 휴게 공간 등 연주를 하러 온 이들을 위한 준비가 잘 돼 있었다.
이어 두 번째 메인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7층의 다목적홀로 향했다. 450석 규모의 다목적 홀은 아직 채워지지 않은 상태로 비어있었다. 메인인 클래식 전용공간과 다르게 이곳에서는 클래식 외에 다른 분야의 공연들이 펼쳐질 예정이다.
그렇게 투어를 마치고 2층 메인 로비로 나와 밖을 보니, 아직 건립이 되지 못한 오페라하우스와 뮤지엄 부지가 보였다. 그곳이 어떤 모습으로 채워질지, 아직 채워지지 않은 공간이 어떻게 구성될지 궁금증과 함께 기대감이 들며 아트센터 인천의 투어를 마쳤다.
한편, 아트센터 인천은 개관 공연 이후에 내년 공연을 위해 12월에 몇 차례 더 시범 공연을 가질 계획이다.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의 주거단지 개발이익금으로 송도국제업무지구 문화단지에 지어진 아트센터 인천은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의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이다. 그동안 개발사 간 갈등으로 기부채납이 지연됐으나 최근 주주사 변경과 사용대차 계약을 통해 정식 개관을 확정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