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구 이천대월농협 조합장

조합원 일은 체면 버리고 돌진·농민 정책제안 앞장 … 순이익 두배 이상 껑충



열정이 넘친다.

조합원을 위한 일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다.

체면 따위도 벗어던진 지 오래다.

말보다 행동이 앞선 탓에 간혹 시행착오도 겪는다. '돈키호테'라는 닉네임이 따라 붙는 지인구 대월농협 조합장(64)의 업무 스타일이다.

초등학교 교장 아내를 둔 지 조합장은 홍익대학교 경영학교 출신이다.

마을 이장을 거쳐 기초의원 도전에 실패한 뒤 지난 2015년 조합장에 당선 후 올해로 4년째다.

교보문고 VIP고객일 정도로 책을 좋아하고 배움에 목말라하던 그는 홍대 대학원 법학 전공에 이어 현재는 서울벤처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대월면 도리리 가난한 집 아들로 태어난 그는 "농민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타고난 부지런함과 적극적인 추진력을 조합운영에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조합운영 방침은 대월농협의 눈부신 성장·발전을 가져왔다. 그가 취임하던 2015년 6억4300여만원이던 당기순이익을 3년여 지난 지금 13억9400여만원으로 배 이상 끌어 올렸다.

그는 조합장이 되자마자 민원출입이 많은 서너평 남짓 한 1층 작은 공간으로 집무실을 옮겼다.

조합원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였다. 'SNS조합장'도 자임한다. 사회관계망을 통해 정책건의는 물론 다양한 홍보전을 펼친다.

현재 이천시에 건의된 '이천쌀 소포장 제작비 지원 요청'과 농촌지역 원로농업인을 위한 '농촌형 행복버스 시범 운행 요청사업도 그의 아이디어다.

이 같은 정책은 일단 시범을 해보고 반응이 좋으면 제도화시키자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천시의회에 계류 중인 농산물 폭락대비 '농산물 안정화 관련' 조례와 '벼 생산 장려금(40KG 수매당 4000원) 지원' 조례도 그의 작품이다. 농산물 안정화 조례는 올해 애호박 등의 농산물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을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다.

그의 남다른 조합운영은 농협중앙회장이 인정할 정도다. 중앙회장은 전국 900여 조합장이 모인 자리에서 "농협발전을 위한다면 지인구 조합장을 닮아야한다"고 극찬한 것으로 알려져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특히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자존심 따윈 사치라고 생각하는 그의 도전적이고 열성적인 모습에서 '일꾼 조합장'의 열정이 묻어난다.

"항상 최선을 다합니다. 그러면서 실수도 합니다. 이런 저에게 돈키호테 조합장 별명을 붙여주기도 하지만, 제가 욕을 먹고 지탄을 받는 일이 있더라도 농협이 부자가 되고, 조합원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저는 그보다 더 한 희생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돈키호테 지인구 조합장의 뜨거운 조합사랑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천=이백상 기자 lb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