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경기지사가 각종 의혹과 관련해 경찰에 출석한 29일 오전 성남 분당경찰서 앞은 이 지사의 지지단체(왼쪽)와 보수단체가 맞불 집회를 열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잠재적 대권 잠룡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자신의 정치행보에 걸림돌인 '개인사 의혹'을 털어낼 수 있을까?
이 지사는 6·13 지방선거가 끝난 후에도 언론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광역자치단체장 중 하나다. 친형 강제입원, 여배우 스캔들,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의혹, 조폭 연루설 등 개인사에 얽힌 의혹들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선거가 끝난 후에도 이로 인해 몸살을 겪고 있어 도정 운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반면 '이재명표' 정책을 통해 선명성과 실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지지층이 두텁다. 그가 추진하는 정책들이 순항하는 분위기도 이들의 지지덕분이다.
이때문에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 선거사범 공소시효(12월 13일·선거일로부터 6개월)까지 기소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동안 자신의 '꼬리표'였던 의혹을 종식해 도정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정치행보 걸림돌도 없어질 전망이다.
'여배우 스캔들'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이 지사는 29일 오전 10시 경찰에 출석해 피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시켰다는 의혹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이를 부인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로 경찰로부터 압수수색 받았다.
또 '여배우 스캔들'의 김부선씨가 최근 이 지사의 특정 부위에 큰 까만 점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16일 이 지사는 자진해서 의료진에 신체검증을 받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지난 19일 진행된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도 정책 감사보다는 이 지사 관련 개인사가 집중 거론되면서 '이재명 청문회'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는 지난 24일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 논란과 관련해 경찰에 출석해 비공개 조사를 받았다.
이번 조사에서 이 지사측과 경찰은 해당 사건에서 파생한 의혹과 쟁점이 워낙 많은 데다 각 사안에 대한 법리 검토가 사실관계 확인만큼이나 중요해 법률 전문가를 다수 투입한 상황이다.
혐의를 전부 부인한 이 지사측은 유명 로펌인 법무법인 화우에게 변호를 맡겼고, 경찰은 변호사 자격을 갖춘 4명의 경찰관이 포함된 전담팀을 꾸리고 조사했다.

대신 이 지사는 조사를 끝으로 도정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실험적 복지정책인 기본소득제 시행, 청년배당 지급, 산후조리비 지원, 지역화폐 보급, 공공의료기관 수술실 CCTV 설치, 공공건설 원가공개 등 '이재명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밑바닥을 다지고 있다.
조사에 앞서 이 지사는 포토라인에서 "경기도지사의 한 시간은 경기도민 1300만의 가치다. 귀한 시간 자리를 비워 경기도민에게 죄송하다"며 도가 추진중에 있는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에 관심을 촉구하는 등 도정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또 이 지사는 지난 13일 SNS에 "1300만 경기도민의 삶을 책임진 지사로서 불필요한 논란을 끝내고 도정에 매진할 책임이 있다"며 "지금부터 이 문제의 대응은 법률전문가에 맡기고 오로지 도정에만 전념하겠다"고 강조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