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정부 시절 경무과장이었던 외증조부 이야기 소개 돼
▲ 최재황 인천지방경찰청 생활안전과 경사

▲ 권준 경무과장

제73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25일 문재인 대통령과 전국 경찰 중 6명이 한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된다. 10월21일 경찰의 날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다.

특히 올해는 경찰의 날 기념식이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려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생활안전과 소속 최재황(40) 경사는 인천에선 유일하게 대통령과의 환담 자로 이름을 올렸다. 인천경찰청에서 만난 그는 "경찰 뿌리가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노력한 임시정부에 있다는 점을 홍보하는 자리에 함께해 영광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백범 김구 선생 '백범일지'를 보면 임시정부 당시, 경무국은 현재 경찰청 역할을 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백범은 초대 경무국장을 지내기도 했다.

최 경사는 "경무국은 이후 경무사, 경무과, 의경대, 경의대 다시 경무과로 명칭이 변했다. 마지막 경무과의 3대 경무과장 권준이 나의 외증조부"라며 "독립유공자였던 선대 가르침에 어렸을 때부터 경찰이나 군인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조부 최장학 선생 또한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 받은 인물이다.

정부가 제73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을 경찰 역사상 최초로 백범 김구기념관으로 결정한 이유는 우리나라 경찰 뿌리가 일제 경찰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25일 행사에선 최재황 경사와 외증조부 이야기가 홍보 영상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이번 대통령 환담 자리에는 최재황 경사 부인 안수경씨도 함께 한다. 안수경씨 조부 안봉생 선생은 안중근 의사 가문으로 백범과 함께 활동한 독립유공자다.

최 경사는 "2012년 인천중부경찰서 수사과에서 보이스피싱 수사를 담당하다 경찰과 은행원으로 만나 부부로 발전했다. 결혼하면서 선대가 백범과 함께 독립운동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나는 대전, 부인은 수원 사람으로 인천에서 인생이 꽃핀 것"이라고 했다.

권준 경무과장이 조국 독립에 앞장섰다면 그의 자손 최재황 경사는 현재 전 세계에 한국 경찰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치안 전문가로 선발돼, '살인율 1위' 엘살바도르에 2차례 파견 가 현지 경찰관과 검사들에게 범죄 예방과 수사 관련한 교육을 벌였다. 대한민국 경찰 최초로 엘살바도르 치안총수·911센터장상을 받기도 했다. 조부, 외조부의 독립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최 경사에게 전달돼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힘을 보태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그는 "1회 파견 나가면 보너스는 80만원"이라며 "지금까지 160만원 전부 털어 스페인어로 '영원한 친구 대한민국 경찰'이라고 적힌 시계 30개를 엘살바도르 경찰청과 대사관에 기증한 게 효과를 발휘한 거 같다"며 웃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