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여성적 조직문화도 도마위
불법 조업을 단속해야 할 해경의 형사기동정 대부분이 불법조업선보다 느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해경 조직문화가 반여성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완주(충남 천안시을) 의원은 "서해와 남해지역에서 성행하는 불법잠수기조업자들의 선박 속도를 해경 형사기동정이 쫓아가질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해경이 보유한 형사기동정 20척 중 부산해양경찰서가 보유한 1척(최대속도 45노트)을 빼고는 40노트 이상 속도를 내는 기동정이 없다. 불법 조업선의 평속은 45노트 정도다. 그러다보니 해경의 불법잠수기조업 단속 실적도 2015년 18건, 2016년 92건, 2017년 17건, 2018년(8월) 96건으로 들쑥날쑥하다.

형사기동정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노후화 때문이다. 형사기동정 20척 중 13척이 15년이 넘었다. 서귀포해경서와 속초해경서가 보유한 기동정은 운항정지 상태다. 인천해경서 기동정 역시 만들어진 지 15년째다.
조현배 해양경찰청장은 "1척에 13억 정도 예산이 드는데 현재 7척이 대체 건조 중이고 예산을 추가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여성에 대해 반인권적인 조직 문화도 도마에 올랐다.
무소속 손금주(전남 나주화순) 의원이 전국 585명 여경 중 331명(57%)을 대상으로 조사한 '해양경찰청 여경인권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여경 5명 중 1명(18%)이 성희롱을 당했다고 답했다. 또 성희롱을 보거나 들은 적이 있다고 답한 여경도 3명 중 1명(32%) 꼴이다. 특히 이같은 피해를 겪거나 목격한 여경 중 약 절반(45%)이 '대응 못하고, 문제제기 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또 남성이 여성보다 진급에 유리한 조직 문화라 답한 응답자가 60%다. '주요 보직 기회'나 '주요 업무 배치 기회'도 남성에게 유리하다는 대답이 각각 80%, 78%였다.
손금주 의원은 "이 정도면 해경은 '유리천장'이 아니라 '유리 미끄럼틀'"이라고 꼬집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