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해외진출 지원 '제로'…이원욱 "합당한 곳에 투자해야"
▲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

한국투자공사가 국내기업 해외진출 지원 명목으로 정부로부터 위탁받은 50억달러(한화 약 5조6000억여원)를 4년 가까이 단 한푼도 쓰지 않고 묵혀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원욱(민주당·화성을) 의원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2015년 7월 해외건설 수주 및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 50억달러를 투자공사에 위탁했다.
 
기재부와 투자공사는 당시 '해외 인수합병 등 국내기업의 해외진출 관련 공동투자에 우선적으로 활용한다'는 규정이 명시된 '자산위탁계약서'를 체결했다.
 
이후 투자공사는 같은해 10월 국토교통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코리아해외인프라펀드(KOIF)'를 조성(20억달러),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현재까지 위탁받은 50억달러 중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투자는 전무한 실정이고, 코리아해외인프라펀드에 투자한 금액도 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더욱이 투자공사는 이 기간 국토부의 해외인프라펀드 투자사업 4건을 추천받고도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승인을 거절, 투자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6년 6월 박근혜 대통령이 프랑스와 수교 130주년을 맞아 방문했을 당시 프랑스 외자자금 유치펀드인 CDC IC와 5억유로(약 6000억원)를 '제3국에 대한 공동투자'를 목적으로 MOU를 체결했지만 이 또한 프랑스 제약회사에 투자한 것이 전부였다.
 
이원욱 의원은 "정부가 국내기업들의 해외진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공기업인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을 만들고, 기금 지원을 늘리고 있지만 정작 투자공사는 50억달를 단 한푼도 쓰지 않고 금고에 박아뒀다"며 "투자공사가 2008년 뱅크오브아메리카 투자 실패 이후 너무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보이는만큼 지금부터라도 50억달러의 자금을 합당한 곳에 투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종철 기자 jc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