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아트센터, 10주년 전시 작품으로 정체성·방향성 표현
▲ 백남준 작품 '코끼리 수레'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 리미니 프로토콜 작품 '100% 광주'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존재만으로도 '아티스트 백남준'을 수식하게 만들었다. 그의 사상, 철학을 10년간 펼쳐온 백남준아트센터는 미래의 미술관에 질문을 던진다. 예술이 정치, 경제, 사회적 환경과 맺는 관계에 대한 고민 속에서 커질대로 커진 백남준아트센터가 경계 없는 '공유지'로 자리했는가?

"예술은 사유재산이 아니다"라 말한 그의 선언을 모토로 개관 10주년 전시를 '#예술 #공유지 #백남준'이라 정했다.

백남준아트센터는 '공유지' 또는 '공공재'에 주목했다. 인류에게 주어진 물과 공기, 산과 바다와 같이 공동체가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함께 관리하는 공통재로 '우리 미술관'을 설명하려는 시도였다.

백남준은 비디오를 매개로 정보와 유통이 활성화되는 공유지를 바라보며 그가 몸담았던 예술공동체 '플럭서스(Fluxus)'에 대한 탐구를 작품에 충실히 담아냈다.

미디어의 기억을 담아낸 그의 작품 '코끼리수레'는 커다란 수레에 앤틱 텔레비전, 라디오, 전화기, 축음기, 스피커 등 많은 통신 기기를 실었다. 케이블 전선들로 이어 낸 코끼리의 이동 방향은 마치기술의 발달에 따라 정보가 확산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윽고 미디어의 역사와 기억, 경험은 인류가 같이 공유하는 일종의 문화 역사 공유지로 작용한다는 것을 백남준은 표현했다. 특히 이러한 기억을 인류와 나누기를 백남준은 원했다.

이번 '#예술 #공유지 #백남준'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지난 10년간 백남준아트센터의 전시, 퍼포먼스,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작가들로 백남준아트센터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 가운데 리미니 프로토콜의 '100% 도시'는 도시를 공유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퍼포먼스로 재현한다. 이 작업은 전통적인 공간, 문화, 그리고 정치적인 분리 등 통계학에 근거한 수치를 100명의 시민으로 압축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작품 '100% 광주'는 광주 인구 중 오직 1%만이 외국인 여권을 가지고 있고, 6%가 70세 이상이며 10%가 0~10살이다. 51%의 광주시민은 여성이고 3%는 전라남도에서 이주했다.

이와 같은 인구 분포를 100명의 광주 시민에 대입하고 공간에 모인 100명의 광주 시민들은 지시에 따라 행동한다.

5.18은 당신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지요? 광주 시민들은 8시에 무얼 하지요? 벌써 32개의 도시 퍼포먼스를 마친 리미니 프로토콜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의 '광주'와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을 마주해 보여준다.

서로 상반되는 생활양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을 통해 공동의 역사에 대한 정체성, 도시의 다양성을 작가는 설명하고자 했다.

이번 백남준아트센터 개관 10주년 특별 전시 '#예술 #공유지 #백남준'은 내년 2월3일까지 계속된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