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리듬…상처받은 영혼까지 감쌌다
▲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의 '클래식 시리즈' 다섯번째 무대는 어쿠스틱 카페 공연 모습. /사진제공=인천문화예술회관


1990년 결성된 일본 프로젝트 연주 그룹
가곡부터 영화 음악·뉴에이지·탱고까지
한국 관객에 익숙한 곡들로 엄선해 선사





기억은 늙지 않는다. 추억은 켜켜이 쌓여 가슴에 남고, 절절한 그리움은 노래가 되어 머리에 맴돈다.

그렇게 추억이라 표현된 기억을 머금고 오늘이란 선물을 추억 속에 간직한다.

'추억이 방울방울' 맺힌 음악을 듣고 싶으면, 가을날 잠자고 있는 감성을 깨우고 싶다면 '어쿠스틱 카페(Acoustic Cafe)'를 들으라 권한다.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의 '클래식 시리즈' 다섯번째 무대는 어쿠스틱 카페가 장식했다. 완전히 가을인 14일, 정말 가을과 어쿠스틱 카페는 '딱'이다.

어쿠스틱 카페는 과거, 추억, 그리움과 어울린다.

서정성이 듬뿍 담긴 바이올린 선율은 가슴을 파고 들고, 따뜻한 첼로 음은 상처입은 영혼을 어루만지듯 조심스럽다.

피아노는 바이올린과 첼로를 오가며 연인처럼 부드럽고, 아이처럼 천진난만한 리듬감을 보인다.

1990년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인 어쿠스틱 카페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키보디스트인 츠루 노리히로가 중심이다.

각자 솔로 활동과 병행하며 활동하는 그룹인 만큼 츠루 노리히코를 제외한 첼로와 바이올린 연주자는 고정 맴버가 아니다. 이번에는 첼로를 아야코, 피아노는 니시모토 리에가 담당했다.

이날 어쿠스틱 카페는 클래식과 영화음악, 팝, 뉴에이지, 탱고, 뮤지컬 등 장르를 넘나들며 관객의 가슴에 추억이라는 또하나의 선을 그었다.

인천 공연이 세 번째라는 츠루 노리히로는 어설프지만 애정담긴 한국어로 관객과 호흡하려 애썼다.

어쿠스틱 카페는 일본과 동시에 한국에 음반을 출시하고, 매년 한국 찾고 있다. 그만큼 한국의 팬층은 두텁다.

어쿠스틱 카페는 이날 약 100분간 18곡을 소화했다. 이중 김동진의 가곡 목련(magnolia)를 편곡해 연주하며 "한국의 많은 분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또 'Pray(기도)'를 연주하기 앞서 츠루 노리히로는 "근래 자주 들리는 전 세계적인 슬픈 사건들을 생각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만들었으며 연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첫 소절만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Last Carnival', 'long long ago'를 연주했다. 가을이면 한번쯤 접하게 될 이 곡들을 라이브로 듣는 기쁨은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권이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