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의 수학 여행지가 제주도로까지 격상됐다고 한다. 이에 따라 수학여행 비용 부담도 30∼40만원대로 뛰었다고 한다. 제주도 나들이를 보내자면 부모 입장에서는 여행비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철에 맞게 옷도 갖춰 입혀 보내야 하니 속으로만 끙끙 앓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이보다 더한 사례도 허다하다. 고등학생들의 경우 300∼400만원에 이르는 수학여행비도 허다하다고 한다.
이제까지 주로 고등학교에서 통용되던 '제주도행 수학여행'이 이제는 초등학교로 번지는 추세라고 한다. 인천에서도 수학여행철을 맞아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겠다는 초등학교가 10여곳에 이른다. 학생 1인당 수학여행비는 30만원에서 40만원 초반 사이다. 6학년이 가장 많고 5학년, 4학년도 제주도로 향한다고 한다. 수학여행비만 쥐여 준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그에 걸맞은 의복이나 가방 등도 준비해야 하니 학부모들은 내색도 할 수 없고 난감하다.

천편일률적인 제주도 수학여행의 내용도 문제다. 천제연 폭포, 성산 일출봉, 제주민속촌 등 그냥의 관광코스에 지나지 않는다. 학부모들은 요즘은 아이들 체험 문화 확대를 위해 가정에서도 많이 가는 만큼 그 내용이 좀 달라야 한다는 의견이다. 가까운 강화도를 가더라도 더 많은 배움과 체험의 기회를 가질 수 있지 않느냐는 얘기다.

전국 각급 학교에서 최근 3년간 100만원 이상의 고액 수학여행이 97개 학교 184건에 달했다고 한다. 이 중 18개교는 1인당 200만원이었고 300만원이 넘는 수학여행 비용을 부담한 학교도 9개교에 이른다고 한다.
수학여행의 목적과 취지가 실종된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학생들의 수학여행이 어른들의 계절 관광여행을 그대로 따라 한다면 교육을 위한 여행이라고 할 수 있을까. 여기에 과다한 비용 부담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그 위화감과 박탈감은 온전히 비교육적 결과물이다. 중심을 세우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리는 우리 공교육의 표류를 나타내 주는 듯 하다. 근검과 절제는 예나 지금이나 자녀 교육의 근간이다. 외부에서 이를 억제하고 단속하기 앞서 우리 교육계의 자성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