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배타는 북도면 학생들 "날씨따라 등·하교"
시, 연륙교 건설 본격추진 발표 … 주민들 기대감

 

"하루빨리 영종도와 이어지는 연륙교가 생겨야 해요. 요즘 같은 세상에 날씨 때문에 학교를 못 가는 게 말이 되나요."

고등학생 자녀를 둔 신도 주민 이모(54·여)씨는 날씨에 민감하다. 영종도로 학교를 다니는 아들이 매번 배가 끊길까 봐 걱정이 크기 때문이다. 이씨는 시험기간마다 영종도에 아들이 지낼 숙소를 잡는 일도 이제는 지친다고 토로했다.

이씨의 아들처럼 학교가 없어 배를 타고 영종도까지 다니던 북도면 학생들의 통학 환경이 개선될 수 있을까. 인천시는 영종~신도를 잇는 연륙교 건설을 본격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최근 시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인천경제자유구역 인천국제공항 개발이익 재투자 협약'을 맺고 영종~신도 간 연륙교 건설에 3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공항공사는 연륙교 설계비로 사용될 50억원을 선투자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북도면에서 영종도로 통학하는 학생은 50여명이다. 이들은 아침마다 신도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삼목여객터미널까지 왕복 4㎞ 구간을 오가며 등·하교하는 실정이다.

문제는 기상악화로 학생들이 학교를 가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점이다. 김모(18)군은 "날씨가 좋지 않아 선생님이 조퇴하라고 하면 주변 친구들이 야유를 보낸다. 스트레스 받아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그동안 북도면 주민들은 시에 연륙교 건설을 촉구하는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올해 들어 시에 접수된 민원만 하루 평균 3~4건에 달한다.

연륙교 건설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장봉도 주민 이소정(40·여)씨는 "연륙교가 생기면 장봉도로 들어오는 마지막 배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아이가 가고 싶어하는 학원에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모도 주민 김영태(64)씨도 "북도면에 사는 노인들은 아파도 배가 안 뜨면 큰 병원에 못가는 현실"이라며 "연륙교가 생겨 이런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정부에 연륙교 건설에 쓰일 국비 지원을 요청한 상태"라며 "영종도와 신도는 인천에서 몇 안 되는 연륙교가 없는 지역인 만큼 건설이 조속히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