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협력관 공모 없이 발탁...캠프·코드·더민주 '공공연'

 

박남춘 인천시장이 자신의 선거캠프 비서실장을 지낸 인사를 공모 절차 없이 고위 공무원으로 발탁해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대다수 시 공무원이 이번 인사 과정을 알지 못해 '불통 인사'란 지적도 나온다. 박 시장이 누구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를 강조했던 터여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넘버 3' 자리에 선거캠프 인사 발탁

14일 인천시에 따르면 민선 7기 시정부의 첫 조직 개편으로 신설된 '소통협력관'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보좌관인 신봉훈(52)씨가 내정됐다. 신씨는 이번 주 중에 정식 임용된다.

소통협력관은 2급 상당 전문임기제 공무원이다. 부시장을 제외하고 시장 직속 자리 중 가장 서열이 높다. 이른바 '넘버 3' 자리로 민선 7기 시정부의 소통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관련기사 3면

앞서 신씨는 6·13 지방선거 때 박 시장 선거캠프에서 비서실장을 수행한 바 있다.

박 시장이 당선된 직후 시정부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홍 원내대표 사무실로 복귀했고 비서실장은 내부 인사로 채워졌다.

결국 소통협력관 신설부터 발탁까지 모든 과정이 4급 비서실장보다 '더 높은 자리'를 만들어 신씨를 앉히려는 수순이 아니었겠냐는 시선이 많아지고 있다.

▲낙하산으로 이어진 공모 생략, 논란

가장 큰 논란은 신씨가 공모 절차 없이 낙하산 형식으로 소통협력관에 내정됐다는 점이다. 여기에 박 시장이 신씨를 단독 추천한 덕분에 신씨는 경쟁자 없이 면접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시는 '행정안전부 예규 제38호(지방공무원 인사 분야 통합 지침)'에 소통협력관과 같은 정책 결정 보좌 분야 전문임기제는 '공고를 생략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소통협력관은) 시장이 추천해 자격이 있는지 면접시험을 봐서 결정하게 돼 있다"며 "행안부 규칙에 따라 공고를 생략할 수 있어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 안팎에선 박 시장이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를 강조해온 만큼, 공개 모집 절차를 밟았어야 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인사논란, 홍영표 원내대표에 불똥?

이번 인사 논란은 홍 원내대표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우선 오랫동안 홍 원내대표를 보좌하며 핵심 역할을 수행해온 신씨가 시정부에 입성한 이후, 각종 시정 운영에 홍 원내대표의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의견이다.

소통협력관 발탁 과정에서 박 시장에게 홍 원내대표의 입김이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심도 커지는 모양새다.
홍 원내대표는 올 6월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민주권선대위 해단식에서 "지켜보시면 알겠지만 박 시장에게 인사 청탁과 부탁을 안 하겠다. 항상 지자체에서 문제가 생기는 게 인사 또 비리 문제"라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홍 원내대표의 측근은 "신 보좌관이 소통협력관으로 내정된 것은 맞다"면서 "홍 원내대표는 인사 과정을 정확히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공무원 인사에 개입할 분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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