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명 주민·다양한 생물 공존하는 섬
잘 보존된 환경덕에 관광객 사랑받아"
수년째 바닷모래 퍼 가 … 생태계 걱정"
▲ 자월도를 찾은 관광객들이 해변가에서 휴일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 자월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국사봉을 오르며 박임자 숲 해설가의 설명을 듣는 파랑 기자단.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 자월도 주민들이 수거한 해양 쓰레기의 모습. 이렇게 모인 쓰레기는 시가 수거해 간다.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지난 9월29일. 인천의 섬 이야기를 전달하는 청소년 기자단 '파랑'이 두 달여 만에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 모였다. 파랑의 네 번째 목적지인 옹진군 자월면에 있는 자월도에 가기 위해서다. 현재 약 700명이 살고 있는 자월도는 자연이 잘 보존된 아름다운 섬이다.

실제 이날 자월도에선 낚시를 하기 위해 낚싯대를 들고 온 관광객부터 등산복을 입은 등산객까지 다양한 시민들을 볼 수 있었다. 관광객을 의식하듯 자월도 역시 낚시와 등산 도구 등을 파는 가게가 줄지어 있었다.

▲관광객에게 사랑받는 섬 '자월도'

오전 10시. 섬에 도착해 숙소로 이동한 파랑기자단은 숙소 앞에서 강의선(70) 자월2리 이장을 만나 자월도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들었다. 자월도는 소수의 주민만 농사를 하고 대부분은 어업활동을 하고 있는 섬이다. 하지만 수년째 이어진 바닷모래 채취로 바닷모래가 유실돼 어업활동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한다.

강 이장은 "예전엔 자월도에서 굴과 소라 등이 많이 나왔지만 현재는 거의 안 나오는 수준이다"며 "어패류가 고갈되자 주민들이 먹고살기 힘들어 섬을 떠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날 만난 주민들 역시 어려운 어업 환경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었다.

자월도 주민 A씨는 "물고기와 굴 등이 크게 줄어 어업 포기까지 고민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힘들어하는 만큼 시나 군에서 확실한 해결책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자월도가 바닷모래를 둘러싼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다행히 주변 환경이 크게 훼손되지 않아 관광객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특히 관광객들은 낚시를 위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깨끗한 물을 바라보며 하는 낚시가 별미 중의 별미라는 이유에서다.

이날 자월도에서 만난 관광객 B씨는 "주말을 맞아 친구들과 낚시를 위해 자월도를 찾았다"며 "섬이 깨끗하고 물고기도 잘 잡혀 시간 날 때마다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실제 강 이장은 "낚시를 위해 삼삼오오 모여 섬을 찾는 관광객이 있다"며 "이로인해 자월도는 민박집이 활성화됐고 수십 개의 펜션 등이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월도를 대표하는 산 '국사봉'

파랑 기자단은 자월도에 대한 소개를 듣고 자월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국사봉에 올랐다. 국사봉은 등산을 즐기는 등산객들로 붐볐다. 이들은 노래를 틀고 정상을 향해 올라가거나 자전거를 타고 산악 바이킹을 즐기기도 했다.

이날 파랑 기자단은 박임자(48) 숲 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등산을 했다. 국사봉은 어디선가 봤던 낯익은 식물부터 처음보는 식물까지 다양한 꽃과 나무 등으로 가득했다. 박 해설가는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닭의장풀, 나팔꽃, 상수리나무 등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자월도는 식물들이 살기 좋은 환경일 뿐 아니라 훼손되지 않아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다"며 "언제까지나 식물을 볼 수 있도록 환경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 해설가는 꽃의 유래와 특징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빠짐없이 설명했다. 특히 닭의장풀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뤘다. 그는 "닭의 내장을 닮아 이름이 붙은 닭의장풀은 8월 정도에 하늘색 꽃을 피운다"며 "자월도를 대표하는 국사봉과 잘 어울리는 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사봉을 찾은 관광객들 역시 단순히 등산만 즐기는 것이 아닌 식물들을 보며 냄새도 맡고 사진도 찍는 등 섬의 아름다움에 취한 듯 보였다.

▲눈에 안 보이는 커다란 문제 '바닷모래'

밝고 조용한 자월도에도 어두운 면은 있다. 앞서 강의선 자월2리 이장의 말처럼 바닷모래 채취로 인한 악순환의 반복이다. 바닷모래는 건축 자재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이에 자월도 인근 해안에서 바닷모래를 무분별한 채취하는 것이다. 옹진군은 부족한 모래를 막기 위해 급하게 다른 모래를 사다가 해수욕장 등에 뿌리고 있지만 큰 도움이 안 되는 실정이다.

자월도에 사는 한 마을주민은 "바닷모래 채취로 만조 때 3미터 깊이인 바다가 지금은 5m 이상으로 깊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줄어든 모래를 대신해 군에서 계곡에서 가져온 모래를 뿌렸지만 모래 입자가 달라 의미가 없다"며 "심지어 모래에 돌 등이 있어 다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마을 주민들은 바닷모래 채취를 허용하는 대신 일 년에 130만원 정도의 보상금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점점 바닷모래가 줄어들자 주민들은 지원금 대신 해양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월도에 있는 큰말해수욕장에서 만난 주민은 "바닷모래가 줄어들면서 생태계 파괴로 이어지는 만큼 바닷모래를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도윤(인천남고 3)·김준(세일고 2)·박민건(계산고 2)·서재오(정석항공과학고 2)·임동준(선인고 1)



매주 월요일은 '쓰레기 줍는 날'
주민들 10년째 수거활동 … 하수처리장도 운영


인천지역 섬들이 해양 쓰레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옹진군 자월면에 속한 자월도는 철저한 쓰레기 집하장 운영으로 깨끗한 해양 환경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달 29일 자월도 주민들에 따르면 자월도에는 2008년 만들어진 쓰레기 집하장이 10년째 운영되고 있다. 쓰레기 집하장은 쓰레기를 한곳에 모아 놓은 곳을 말한다.

그동안 자월도 주민들은 매주 월요일을 '쓰레기 줍는 날'로 정해 지역 구분 없이 해양 쓰레기 수거 활동을 해왔다. 이렇게 모은 쓰레기들은 쓰레기 집하장에서 해양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로 나누어 분리된다.
인천시는 1년에 한 번 자월도를 방문해 쓰레기를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운표(66) 자월1리 해양 쓰레기 공공근로반장은 "자월면으로 흘러 들어오는 쓰레기 중 70~80%가 자월도로 온다"며 "자월도가 자월면의 1차 방어선인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해안 쓰레기 수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월도는 수질 오염 문제 역시 해결하기 위해 하수종말처리장도 시범 운영하고 있다"며 "하수종말처리장을 통해 정화 과정을 거친 물을 바다로 내보낼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옹진군은 해양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자월도 쓰레기 집하장을 추가 확대할 계획이다.

/송민서(논현고 3)·김다예(부흥고 2)·이지훈(정석항공과학고 1)·임한결(김포고 1)

/정리=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