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자신을 둘러싼 '여배우 스캔들'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신체검증' 카드를 꺼냈다.
스모킹 건(어떤 범죄나 사건을 해결할 때 나오는 결정적 증거) 없이 의혹에만 머문 '여배우 스캔들'이 배우 김부선씨와 소설가 공지영씨가 이 지사의 신체 부위 특징까지 거론한 통화내용이 인터넷에 떠도는 등 구체적인 내용으로 바뀐 탓이다.
이는 사실상 도정 업무까지 위협을 받았고, 특히 인신공격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단순한 의혹 제기에 대한 보편적 대응은 자신에 대한 공격만 더 키우는 효과와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마저 사실로 비춰질 것을 우려하 것으로 풀이된다.

차기 지도자로 언급되는 이 지사에 대해서 정치권 일각에서 '이대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워낙 스캔들과 관련된 치부들이 많은 까닭에 방어만 하다가 스스로 몰락할 수도 있다는 점도 컸다.
이 지사는 지난 13일 오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지영·김부선씨의 '신체 특징' 주장 관련 입장'이라는 글을 올리고 "참담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더 이상 이 문제로 1300만 경기도정이 방해받지 않도록 제 신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신체 검증은 경찰이 지정하는 방식으로, 월요일(15일)부터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 지사는 "제 은밀한 특정 부위에 '동그랗고 큰 까만 점'이 있다는 김부선씨 말을 공지영씨가 녹음해 경찰에 제출했고, 김부선씨는 여러 차례 특수관계인만 알 수 있는 그 은밀한 특징이 불륜의 결정적 증거라며 최후 순간 법정에 제출하겠다고 했다"며 "경찰도 이제 사실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 저 역시 1300만 경기도민의 삶을 책임진 지사로서 불필요한 논란을 끝내고 도정에 매진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일 트위터를 통해 김부선씨와 공지영씨가 이 지사의 신체적 특징을 언급한 음성파일이 공개되면서 여배우 스캔들 논란이 커졌다.
음성파일에서 김부선씨는 "이 지사의 신체 한 곳에 크고 까만 점이 있다. 최악의 경우 법정에서 밝히려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 지사에 대한 신체검증이 이뤄지면 현재 서울남부지검 등에서 진행 중인 공직선거법 위반사건 수사 등에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와 공씨가 밝힌 이 지사의 신체 특징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질 경우, 이들 둘은 물론 이를 공격해온 바른미래당 등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 지사는 그동안 자신의 '꼬리표' 였던 각종 의혹을 일거에 해소하는 쐐기를 박을 수 있다.

반면 이 지사의 정치행보에는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번 의혹을 해소해도 한번 굳어진 '이미지'를 바꾸기란 쉽지 않아 또다른 의문이 나오면서 지지층 확장의 한계에 봉착할 거란 주장이다. 매번 이 지사는 도정보다는 그의 가족사, 신상, 과거지사 등으로 연일 벼랑 끝으로 내몰렸기 때문이다.
이 지사 측에서 '이재명 죽이기' 배후세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경찰이 이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 지난 12일 자택·신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자 이 지사의 측근 인사들이 해당 수사 과정 등에 문제를 제기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맥락이 같다.
김용 도 대변인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술실 CCTV 설치·운영' 생중계 토론회를 단 몇 시간 앞둔 시점 등을 거론하며 "12일 이른 아침 도지사 자택에서 있었던 압수수색은 상식적인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행위"라고 밝혔다.

특히 19일 국회의 경기도 대상 국정감사가 '이재명 청문회'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여야 대결의 핵심전선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진행된 압수수색인 점을 강조했다.
그는 '과잉수사'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기습적인 압수수색 타당한가 ▲압수수색의 목적이 무엇이었는가 ▲성남시청의 압수수색 현황은 ▲압수수색의 주요쟁점사항인 직권남용 어떻게 볼 것인가 등 4가지 의문을 제기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