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비봉체육공원내 가건물
화재취약 샌드위치 패널 구조
20명 숙식 … "제2 씨랜드 우려"

 

프로야구 넥센 2군(서울히어로즈)이 수년째 사용하고 있는 화성시 비봉체육공원내 선수 숙소가 가설 건축물이란 이유로 단 1차례의 소방점검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안전 불감증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인천일보 10월10일자 19면>

11일 화성시와 소방서에 따르면 시는 2013년 9월부터 서울히어로즈와 넥센 프로야구 2군 연고지 협약을 했다. 시와 서울히어로즈는 3년(2013∼2016년), 1년(2017년), 3년(2018∼2020년) 단위로 협약을 갱신한 상태다.

협약 내용은 시가 40억원을 들여 건축한 야구장(410㎡)과 실내야구장(2085㎡)을 서울히어로즈에 제공하고, 서울히어로즈는 넥센 1군 경기장 내외야 펜스와 1군 유니폼 상의 등에 화성시 홍보물 등을 부착하는 조건이다.

서울히어로즈는 2015년 9월 시로부터 허가를 받아 야구장 인근에 가설 건축물로 숙소(3494㎡)를 직접 건축해 사용하고 있다. 숙소에는 20여명의 프로야구 선수가 숙식을 하고 있다.

이 사업부지는 한국수자원공사가 2002년 시화호 갈대습지로 조성해 2014년 6월 화성시로 관리권을 이관한 곳으로 공유수면이다.

공유수면에는 가설 건축물만 허용된다.

그러나 선수 숙소는 건축할 당시 가설 건축물이란 이유로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 정한 특정소방 대상물에서 제외됐다.

관련법에 따라 특정소방 대상물로 지정되면 소방시설을 화재 안전기준에 따라 설치 또는 유지·관리해야 한다.

화재 안전기준 적용에서 제외된 이 숙소는 샌드위치 패널과 철근 구조로 지어져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숙소로 사용되기 시작한 2015년 9월 이후 화성소방서 기록에는 선수 숙소에 대한 소방안전 점검조차 단 한 차례도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숙소는 선수 20여명이 이용하는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화재 예방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1999년 6월 23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하는 가설 건축물인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참사 이후에도 안전 불감증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히어로즈 관계자는 "지난해 한 차례 소방서 관계자가 숙소를 방문해 안전 점검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숙소는 화재보험에 가입된 상태이며 수년 전 일이기 때문에 자세한 인허가 내용은 잘 알지 못한다"고 했다.

소방서 관계자는 "가설 건축물은 특정소방대상물이 아니기 때문에 정기적인 소방점검을 실시하지 않았다"며 "선수 숙소와 관련 시와 건축 허가를 협의할 당시 스프링클러 등 안전시설을 갖출 것을 권고한 기록은 남아있다"고 했다.

/화성=이상필·김기원기자 1kkw51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