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해 '공정실현'과 '불통' 행정이란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취임 100일을 맞아 이 지사는 보이지 않는 도민의 뜻까지 귀를 기울이고 있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선입견 없이 진지하게 듣고 있는지, 서두르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파악한 뒤 공정한 정책결정을 하고 있는지 따져 봐야 한다는 얘기다.
이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56.4%의 득표율을 보이며 당선됐다. 선거 과정에서 '김부선 스캔들' 등 악재를 만났지만 경기도 민심은 그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억울함이 없는 세상, 공정한 경기도를 만들라는 도민의 명령을 충실하게 따르겠다"고 밝혔다. 민선7기 경기도정의 핵심은 '공정함'이라며 '억강부약(抑强扶弱, 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와줌)'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어 공공건설 공사 원가공개, 수술실 CCTV 운영 등의 정책을 추진하면서 '관행 타파'를 전면에 내세웠다. 관행을 '구시대 적폐'로 봤다.
특히 '부동산 차익', '관급공사 표준품셈과 표준시장단가 차익', '짝퉁 제품', '불법 고리사채', '가짜 구급차' 등에서 나오는 이익을 '불로소득', 또는 '다른 사람을 속이며 돈 버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를 환수하려고 전담조직인 특별사법경찰단도 대폭 확대했다.

하지만 정책 이해 당사자들의 저항이 잇따랐다. 건설 원가 공개와 100억원 미만 표준시장단가 적용엔 건설업계가, 수술실 CCTV 운영엔 의료계가, 어린이집 회계시스템 도입엔 보육계가, 가짜구급차 단속엔 사설구급차 업계가 반발했다. 이들의 집단행동 등 일촉즉발의 순간도 수차례 맞이했다. 의견수렴이 부족하고, 현장의 특수성과 현실을 외면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이 지사에 대해 정책 취지에 공감하는 시민도 많지만,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도민들도 있다. 이들은 '나만 옳고, 내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지사가 말한 '억강부약'과는 정반대 길이다. 그가 추진하는 '공정'은 옳다. 그래도 관행타파와 적폐 대상은 지금보다 더욱 신중히 결정돼야 한다. 현장의 특수성도 고려해야 공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