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사 방식 두고 정면충돌
노조, 대규모 집회 예고
여주시노동조합과 여주시의회가 행정사무감사 방식을 두고 정면충돌하면서 여주시가 사태 해결을 위해 어떤 태도를 취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동조합이 시의회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데다, 협상테이블 마련 등 시가 갈등 봉합을 위해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주시공무원노동조합은 10일 여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주시의회 의원들의 행태를 정면 비난하면서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행정사무감사에서 시의원들의 노골적인 노동조합 탄압으로 투쟁의 명분을 제공했다"며 "사전검토 없는 관행적인 자료를 요구하거나 공무원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된 행정사무감사 행태와 권위적인 모습에 대해 개선을 촉구한다"며 "시가 화해자리를 마련하는 등의 조치를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시의원들은 행정사무감사 당시 218건의 자료를 요청했으나 실제 질의가 이뤄진 것은 131건뿐이다.

또 "과장으로서 자질이 있다 생각하세요", "일개 과장이 의원들에게 이렇게 해도 되는지" 등 공무원 인격 존엄성 무시하는 발언도 수차례 했다고 했다.

노동조합은 오는 17일 시청에서 도내 16개 시·군 노동조합 등과 연대해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강경하게 나서기로 했다.

시의회와 노동조합 갈등은 행정사무감사 시작 전부터 촉발됐다.

시의회가 행정서류 등 감사 자료를 요구하자 노동조합이 지난달 10일 시청 현관에서 "과다한 자료 요구에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며 항의성 피켓시위를 벌였다.

시의회는 즉각 불쾌한 심기를 들어냈다. 시의원들은 지난달 14일 열린 행정사무감사장에서 "자료 뽑는데 그렇게 힘듭니까?", "(노조가) 성명서를 발표하고 의회를 모독하고 있는데 이게 옳다고 생각하느냐. 이대로 방관만 하고 있을 거냐" 등 맞불을 놨다.

시의회는 이날 노동조합의 입장표명에 대해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시의회는 맞대응할지 사과문을 발표할지 등의 사항을 놓고 논의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여주시의회 A의원은 "노동조합 반발과 관련해 조만간 의원들이 모여 시의회 입장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자 여주시는 갈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자칫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여주시 관계자는 "아직 시의회-노동조합 간 협상테이블을 마련하는 등의 계획은 없다"며 "하지만 노동조합이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