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오늘은 세종대왕께서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이름의 '훈민정음'을 세상에 펴낸 지 572돌을 맞는 날이다. 이에 즈음해 한글의 우수성을 되새기면서 참된 한글날의 의미를 찾아보았으면 한다.
먼저 한글의 유래를 보자. 세종대왕 25년 1443년에 완성하여 3년 동안 시험 기간을 거쳐 세종 28년인 1446년 세상에 훈민정음을 반포하였다. 세종대왕 주도 아래 창의적으로 만든 문자인데, 과학적이고 합리적이어서 세계 문자 역사상 한글만큼 우수한 문자가 또 있을까.
한글 창제로 말미암아 우리는 문자가 없어 남의 글자인 한자를 빌려다가 우리말을 중국말 문법에 맞춰 쓰던 불편을 벗어버리고 자유롭게 표현을 할 수 있었다.

따라서 오늘날과 같은 문화·경제·정치 등 각 분야에 걸친 발전을 이뤄 세계 유수한 나라들과 어깨를 겨루게 되었다. 한글날은 이러한 한글의 창제와 반포를 기념하고 한글의 우수성과 공로를 기리는 날이다.
한글의 우수성은 오늘날에 이르러서 더욱 실증적으로 그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컴퓨터에서 입력이나 출력이 정확하고 쉽고 속도가 빠르며 글꼴이 다채로워 글자 생활의 신선한 혁명을 가져오게 되었다.
특히 자판 등을 통한 글자의 입력이 간단해 스마트폰에서 문자 전송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하지만 광복 직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부끄러울 정도로 문맹률이 높았다. 한자 또는 한문은 배우기 어려워 보편화하지 못했고, 한글은 배우기 쉬웠으나 한글을 아는 것으로는 밖에 나가 행세를 할 수 없어 가르치지를 않으면서 아는 사람이 적었던 까닭이었다.

글을 모르고는 지식을 습득할 수 없고 정보 교환을 할 수 없어 생활과 문화의 향상을 꾀하기 어렵다.
오늘날 우리가 여러 분야의 학문적 발전을 이루고 경제적으로도 높은 수준에 이르러 국제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음은 한글이라는 글자가 있어 동력원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선조들은 조작된 일제의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목숨을 빼앗기면서도 우리말과 글을 지켜왔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 일상과 직업, 문화, 스포츠 등 각 분야에 걸쳐 아직도 일제와 중국 등의 잔재용어를 사용한다.
농업계를 한 번 보더라도 춘파(봄에 하는 파종), 출수기(이삭이 나오는 시기) 등 순화가 필요한 농업 용어가 많다. '정지', '유인', '시비' 등 얼핏 들으면 무엇을 뜻하는지 정확한 의미 전달이 안 되는 이런 낱말은 농업 전문용어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일본식 한자어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지 못한 이유다. 이런 낱말이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 있고, 지금도 농업 교과서에 그대로 쓰여 안타깝다.

우리 민족은 역사의 굴곡 속에서도 지금껏 우리말과 우리글을 힘들게 보존해 왔다. 국민 모두 우리말과 우리글의 주인이라는 인식을 갖고 노력해 과거의 잔재식 용어들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