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친구들·문명 단절 … 아프리카서 나를 되돌아보다
▲ 케냐 나이로비 공항에서 봉사활동 지역으로 가기 위해 버스에 짐을 싣고 있다.

 

▲ 암보셀리 학교 학생들이 봉사단을 환영하는 공연을 하고 있다..

 

▲ 화성시 세계시민단이 자원봉사를 한 케냐 암보셀리 학교 전경.
▲ 화려한 옷차림의 이방인이  궁금한 아이들이 구경꾼으로 등장했다.
▲ 화려한 옷차림의 이방인이 궁금한 아이들이 구경꾼으로 등장했다.


케냐 암보셀리·탄자니아 모시

학교서 13일간 봉사활동 실시

스마트폰없이 철저 적응 생활

현지 학생들과 동고동락 경험

화성시 중·고등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2018년 화성시 세계시민 자원봉사단'이 아프리카 케냐 암보셀리(마사이마라 국립공원 내) 원주민 부족마을 과 탄자니아 모시지역(일모리주) 학교에서 13일간 해외 봉사를 실시했다.

화성시가 주최하고 인천일보·그린티처스(서울시 소재)가 주관하는 '화성시 청소년 세계시민단'은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케냐 와 탄자니아 지역에서 자원봉사 와 문화 탐방을 실시했다.

이번 '화성시 제 8기세계 시민단'은 학생·자원봉사자·기자 등 총 35명이 참석했다.

화성시 8기 세계 시민 단에 동참한 인천일보는 자원봉사단의 활동을 총 3회 걸쳐 연재한다.

이번 8기 화성시 세계시민 봉사단의 사역 지는 아프리카 검은대륙 케냐 마사이 지역 이다.

(암보셀리) 자원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사전 고지 한대로 휴대폰, MP3,게임기 등 을 가져올 수 없다.

학생들은 봉사기간동안 문명과 단절하고 철저히 현지에 적응키로 약속 했다. 또 모든 봉사자들은 출국 전 사전 2차례 모임을 갖고 역할을 점검하는 등 꼼꼼히 준비를 마쳤다.

화성시 세계시민 봉사단은 음지에서 정치인 ·의사·변호사·선생님 등 만학을 꿈꾸며 공부하고 있는 현지 학생들과 7일간의 낯선 동거를 시작했다.
/암보셀리(케냐) 글·사진=이상필 기자 lsp@incheonilbo.com

 

▲ 1조 김민교 (동탄고1)
▲ 1조 김민교 (동탄고1)

 

1조 김민교 (동탄고1)
"허세 부리던 나를 성찰한 시간"

세계시민청소년단을 떠나기 전에는 이곳에 보낸 어머니가 원망스러웠다.

항상 불량한 아이들과 어울렸던 나는 1조의 동생, 친구, 누나는 다른 세상 사람들 같았다.

에마오니 학교의 위생상태는 최악이었고 현지 학생들에게 짜증내기 일쑤였다.

탄자니아에 도착해 돈을 쓰고 물건을 사며 충격을 받았다. '4시간 거리 장소에서 이렇게 다른 생황을 하다니' 내 자신을 성찰했고 허세와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던 나를 반성했다.

한국에 돌아가면 생활습관을 꼭 바꾸고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 1조 문건웅 (봉담고1)
▲ 1조 문건웅 (봉담고1)

 


1조 문건웅 (봉담고1)

"여러 사람을 알아가는게 소중"

사실 나는 중학교 2학년 때 느끼고 봤던 탄자니아와 지금의 탄자니아는 너무나 다르다.

나의 가장 큰 변화는 영어실력이다. 전에는 외국에 나가면 꿀 먹은 벙어리였다. 그래서 영어공부를 무엇보다 열심히 했다. 그 결과 부족한 영어실력이지만 많은 친구들을 사귀게 됐다.

비행기 옆자리에 탄 미국인 할머니, 사마리아 mission school에서 만난 선생님들, 버스기사님 아브라함과 여러 친구들까지 서로 알아간다는 것이 신기하다.

이런 자신감으로 세계를 돌아다니고 싶다. 이것이 나에게 가장 가치 있는 것 같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내가 만난 아프리카는 참 좋다.

▲ 1조 박현우 (한백중2)
▲ 1조 박현우 (한백중2)

 

1조 박현우 (한백중2)

"직접 본 동물들 기억에 남아"

케냐에 도착해 처음 강렬한 햇볕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캐리어의 짐을 일일이 옮기는 일들은 짜증났다.

기숙사는 생각보다 좋았다. 하지만 샤워시설은 너무 초라했다.

매리아라 호수는 너무 멋있었다. 사파리에 도착해 사자, 코끼리, 버팔로, 누, 기린까지 자연 속에 사는 동물들을 보니 신기하고 기억에 남는다. 탄자니아에서 중국요리를 맛본 것도 잊을 수 없다.

다음날에는 닭 백숙을 맛볼 수 있었다. 한국이 아닌 아프리카에서 우리 전통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아무쪼록 이번 제8기 세계시민청소년단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많이 느끼고 돌아간다.

▲ 1조 이채은 (동탄중앙고2)
▲ 1조 이채은 (동탄중앙고2)

 


1조 이채은 (동탄중앙고2)

"한국으로 떠나는 것 너무 아쉬워"

먼저 이 여정이 끝난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처음 케냐 에마오이 학교에 도착해 적응 하는 게 너무 힘들어 하루빨리 한국에 돌아가기를 기다렸다. 지금은 한국으로 떠나는 것이 너무 아쉽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평생 잊지 못할 값진 경험을 하게 됐다.

나는 스마트폰 없이는 하루도 살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친구들에게 "스마트 폰이 없어도 좋으니 이 여정이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이 여정은 특별하고 의미있었다. 좋은 친구들을 알게 됐고 정말 흥미롭고 많은 것으로 느끼게 해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

▲ 1조 함영주 (창의고2)
▲ 1조 함영주 (창의고2)

 

1조 함영주 (창의고2)

"침대에 벌레·벌집 충격적 첫 날"

처음 제8기 세계시민청소년단에 참여하면 2년 전 페인트칠과 문화교류, 학교청소도 해주는 봉사를 할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함께 운동회도 하며 색다른 경험인 것 같다.

그러나 침대에 벌레들과 벌집까지 케냐의 첫 날 밤은 충격적이었다. 마지막 날 마사이족이 학생들이 나에게 축복이라는 뜻에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문화탐방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마사이 마켓에서 흥정을 한 것을 흥미로웠다. 아쉬운 것은 킬리만자로 만년설을 흐린 날 멀리서 본 것이 끝이어서 아쉽다. 남은 밤들도 의미 있고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다

▲ 2조 김우휘 (동탄중앙고2)
▲ 2조 김우휘 (동탄중앙고2)

 


2조 김우휘 (동탄중앙고2)

"물 소중함 깨달아 … 절약해야겠다"

세계시민 청소년단에 참가하기까지 포기해야 할 것도 고민도 많았다.

쉽게 가보지 못하는 아프리카라는 대륙을 간다는 기대와 현지 학교 학생들과 문화교류를 하는 것 또한 기대감에 부풀었다.

공항에 도착해서 현지 에마오이 학교 학생들과 수업을 잘 진행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 우리를 너무 잘 따라주고 좋아해줘 안도했다. 이번 체험을 통해 물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현지에서 물이 부족해 아껴 쓰는 생활을 하다 보니 물 부족 국가인 우리나라에 돌아가도 물을 절약해야 한다고 깨달았다.

▲ 2조 김현중(삼괴중1)
▲ 2조 김현중(삼괴중1)

 


2조 김현중(삼괴중1)

"학교 아이들 생각에 마음이 씁슬"

케냐 에마오이 학교에서 현지 학생들을 꾸며주고 사진을 찍어 액자를 만드는 수업을 했다.

부족했지만 현지 아이들이 만족해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체육대회를 통해 학생들과 많아 친해졌지만 다음날 인사도 없이 떠나 아쉬움이 남는다.

탄자니아로 이동해 호텔에 투숙한 뒤 샤워도 하고 다양한 음식도 먹을 수 있어 기뻤지만 에마오이 학교 아이들이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에 씁쓸했다.

먹고 씻는 것을 포함해 대부분 맞지 않고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아프리카 문화교류 봉사활동을 통해 너무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
 

▲ 2조 문우진(향남고3)
▲ 2조 문우진(향남고3)

 

2조 문우진(향남고3)

"우리나라~케냐 멀리 있어서 원망"

고교 3학년으로 세계시민 청소년단에 참여해 누구보다 책임감을 가지게 됐다.

긴 비행을 통해 케냐에 도착 했을 때 낯선 환경의 흑인들 속에서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

환영식에서 청소년단 대표로 인사했을 때 책임감과 함께 나를 마라보는 학생들의 눈동자가 나를 더 긴장하게 만들었다.

에마오이 학교에서 케빈이라는 아이가 "문우진이라는 제 이름을 기억하면서 매일 그리워할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우리나라와 케냐가 멀리 있는 것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마사이 학생 집에 찾아가 사진을 찍어 보여주자 아이는 사진을 찍힌 자기 모습을 처음 본다는 대답은 지금도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 2조 이건영(봉담고1)
▲ 2조 이건영(봉담고1)

 

2조 이건영(봉담고1)

"좋은 것을 누리는 내가 미안"

제8기 세계시민 청소년단 신청서를 늦게 접수했지만 선발됐다는 문자를 받고 뛸 듯이 기뻤다.

합격 후 내야하는 200만원 때문에 부담스러우신 부모님 눈치도 보였지만 "좋은 경험이야 잘 다녀와"라고 말하는 아버지의 말씀은 더 죄송한 마음이 든다.

케냐를 지나 탄자니아에서 관광 등을 하며 여유를 즐길 때 에마오이 학교에 오바디아, 존, 에반, 사무엘, 메티토, 제이콥 등의 현지인들이 기억났다.

이들과 수많은 말을 나누고 어려움을 함께 경험했는데 나는 이런 곳에서 여유롭고 좋은 것을 누리는 것이 미안했다. 내가 어른이었다면 아이들을 입양하거나 지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 2조 한윤성(동화중2)
▲ 2조 한윤성(동화중2)

 

2조 한윤성(동화중2)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나를 발견"

아프리카에 도착해 기본적인 생활도 보장받지 못하고 어렵게 생활하는 아이들을 보며 우리나라에 태어나 자란 내 자신에게 감사했다.

처음 경험한 해외에서 독특한 과일들과 전통음식 문화 등을 체험해 본 것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이번 세계시민 청소년단을 통해 나는 크게 달라졌다. 평소 물건을 잘 잃어버리곤 했지만 이곳에서 2주간 생활하다보니 어떤 행동을 할 때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이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탄자니아에서 한눈에 담지도 못할 광활한 평야를 보고 미친 듯이 가슴이 뛰었고 지금도 잊지 못할 것 같다. 또 성숙해진 나를 발견한 것 같아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