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을 맞은 이재명 지사의 도정평가는 비교적 후하다. 비록 '도민을 위한 도정'과 '불통행정'이라는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는 있으나 이는 오히려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다. 모두에게 박수를 받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지만 그래서도 곤란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재명의 도정 100일에서 드러난 탁월함은 무엇보다 메시지 관리에서 드러난다.

리더의 도정 철학과 추구하는 방향이 명확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그렇다. 메시지관리라는 게 단지 몇 번의 대변인 논평으로만 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보다 리더가 선택하는 정책내용과 정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재명의 도정이 보편적 복지의 확대로 갈 것이라는 예측은 일찍부터 가능했다. 성남시장 재직당시 선명하게 부각됐던 정책들이 워낙 인상 깊었던 때문이다. 당시의 정책들을 도정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설득력을 확보했다. 여기에 더해 안양 연현마을 문제처럼 오래 묵은 민원들을 속도 있게 해결하는 과단성을 보여줌으로써 도민들의 체감속도를 높여갔다.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이른바 가성비 높은 정책들을 우선순위에 배치한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 원인이다. 하지만 초반 평가가 후하다고 해서 앞으로도 좋을 것이라는 예단은 금물이다. 무엇보다 지사가 개인에게 얽혀 있는 소송사건과 일부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대목들도 결코 예사롭게 보아 넘기기에는 제법 심각해 보인다.

빛과 그림자는 늘 함께 존재한다.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도 짙은 법이다. 이 지사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주로 불통행정과 낙하산 인사에 집중된다. 불통행정은 속도를 조절하면 해결될 수 있으나 인사문제는 간단치 않다. 지적받는 인사문제의 핵심은 개방형 공무원과 산하기관 인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주로 성남시장 재직 시에 중용했던 인물들을 낙점하고, 이 과정에서 일부 절차상의 오류가 발생한 것도 사실이다. 곤란한 일이다. 인사의 첫째 기준은 익숙함이 아니라 전문성이어야 한다. 이런 방식은 이 지사의 정치적 기반을 넓히는 데도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인사가 만사'라는 교훈을 다시금 되새겨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