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요청시 봉사자 능력 맞춤형 '퀵&콜' 시행
내년 집수리봉사단 운영…노인봉사단 구상 중
▲ 지역사회 사각지대 발굴에 앞장서겠다는 인천 남동구 자원봉사센터 류호인 센터장.

"자원봉사센터는 지역사회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중추이자 허브가 돼야 합니다."

인천 남동구자원봉사센터에 온 지 세 달째 접어드는 류호인(56) 센터장의 말에는 힘이 묻어 있다. 행사 위주로 동원되는 자원봉사가 아닌 도움이 필요한 사각지대를 찾아 더불어 살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게 류 센터장이 생각하는 진정한 봉사다.

생각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6월1일자로 부임한 그는 이에 맞는 봉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퀵&콜' 봉사가 대표적이다.

"센터에 등록된 개인 봉사자들이 10만4000명인데 활동이 저조하고 주로 환경미화 같은 과포화 된 봉사에 국한되기 쉽습니다. 이들 각자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한 뒤 묶어서 긴급 봉사 요청이 들어올 때 즉각 지원하는 봉사단이 바로 퀵&콜입니다. 일부 시행하고 있습니다."

'집수리봉사단'도 류 센터장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기획 봉사단이다.

"인천시에서 집수리봉사를 해주고 있는데 반리모델링에 가깝습니다. 물론 이런 지원도 필요하지만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세대에 가보면 전기나 보일러 고장, 뜯어진 문풍지 같이 소소하지만 정말 필요한 집수리 수요가 많습니다. 이런 사각지대를 지원하기 위해 내년부터 집수리봉사단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류 센터장의 시선이 이처럼 아래로 향하는 까닭은 그가 살아온 발자취를 보면 알 수 있다. 사회복지를 전공한 그는 다소 생소한 직업인 '의료사회복지사'로 활동했다. 병원에서 환자와 환자들에게 의료 지원이 아닌 사회적 자원들을 연계하는 일을 23년간 맡았다. 서울 강남성모병원, 은혜병원 본부장, 계양구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등에서 일했다. 그러다 좀 더 넓은, 지역사회 전체를 살피는 일을 하고 싶어 부평자원봉사센터장을 8년간 맡기도 했다.

류 센터장이 생각하는 봉사는 누군가를 돕는 게 아닌 일종의 '복지'다. 그래서 자원봉사가 활발해지면 지역사회 다양한 문제도 절로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노인봉사단'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도움을 받는 분들이 도움을 돌려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실제 노인봉사단을 하신 어르신들이 아무도 자신을 불러주지 않았는데 봉사단을 하면서 삶의 활기와 보람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들이 여기서 친구도 사귀고 몸도 쓰면 치매 걸릴 확률도 줄고 건강도 찾습니다. 노인문제가 해결되는 거죠.
남동구는 구도심과 신도심이 최근 들어 급격히 갈라지는 느낌입니다. '더불어 함께 사는 우리'가 센터 목표인 만큼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센터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 중입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