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들 '백지화' 요구
▲ 인천지역 환경단체회원들이 20일 인천시청앞에서 흰발농게와 저어새 옷을 입고 '영종2지구 갯벌 매립 계획 백지화'를 요구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멸종 위기종 저어새·흰발농게 서식지인 영종도 갯벌을 매립한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인천환경운동연합·가톨릭환경연대 등 환경단체들은 20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영종2지구 매립 계획을 백지화하고 갯벌 보전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종2지구로 불리는 영종도 동쪽 갯벌 393만㎡는 매립을 위한 행정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갯벌을 매립해 관광·상업단지를 만들려고 한다.

영종도 갯벌은 보호 대상 해양생물인 저어새와 흰발농게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에 4000여마리밖에 없는 저어새는 300여마리가 인천에 서식하고 있다.

최근 영종도 갯벌에선 흰발농게도 발견됐다. 흰발농게는 무분별한 해안 개발 등으로 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3월 흰발농게 서식지인 안산 대부도 갯벌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환경 단체들은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저어새가 올해는 영종도 동쪽 갯벌 수하암에서 번식하지 않았다"며 "인간의 욕심으로 갯벌이 파괴되자 야생생물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인천경제청은 영종2지구 개발을 위해 갯벌을 매립하지 말고 멸종위기 동물을 볼 수 있는 탐조관광의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마친 뒤에는 갯벌 매립을 반대하는 시민 700여명의 서명서를 시장실에 전달했다.

인천경제청은 영종도 갯벌에 사는 생물을 위한 대체 서식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경제청 관계자는 "영종도 갯벌 부근에 11만9000㎡ 면적의 대체 서식지를 만들어 저어새를 보호할 계획"이라며 "흰발농게 역시 전문가 의견을 듣고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