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 주며 손님끌기 열띤경쟁
큰소리로 눈에 띄게 안간힘
"모처럼 영업난 만회할 기회
남는 게 적지만 이렇게라도"

 

"담백한 맛이 일품인 조기 있습니다. 싱싱한 사과도 한 상자 보고가세요."

민족 명절인 추석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기도 전통시장 상인들도 모처럼 찾아온 '대목'에 활기가 넘쳐났다. 시장 곳곳은 코앞으로 다가온 명절을 맞아 제사 상차리기 준비에 나선 손님들로 분주했다.

20일 오전 11시쯤 이천 광고전통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시장 상인들이 큰 목소리로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상점들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손님 모시기'가 한창이었다.

과일가게 주인 김모(42)씨는 "저희 가게에서 5개 사면 1개 더 서비스로 드려요"라며 미리 깎아 놓은 사과를 골목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내밀면서 관심을 끌어 모았다.

그는 "명절대목이라고 해서 멀뚱히 서 있으면 안 된다"면서 "최대한 손님들의 눈에 띄도록 관심을 사야 장사가 잘 된다"고 말했다.

가게에 오는 손님을 놓칠세라 김씨의 눈과 손은 바쁘게 움직였다.

손님들과 가격 흥정을 벌이는 상인들의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 상인은 '조기 값'을 놓고 한동안 손님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생선가게 주인인 김모(41)씨는 "가격을 내리거나, 서비스로 몇 개 더 얹어주면 남는 게 거의 없다.

하지만 장사를 하려면 이렇게라도 해서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아야 한다"며 "평소보다 많은 매출을 낼 수 있는 추석대목인 만큼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쯤 수원 못골시장도 추석을 코앞에 둔 상인들과 손님들로 분주했다.

조기는 물론 사과, 배 등 명절을 맞아 양손에 한 가득 장을 본 손님들이 눈에 띄었다.

이날 시장을 찾은 박모(64·여·수원)씨는 "무슨 음식을 어떤 재료로 준비할지 고민돼 이것저것 샀다.

추석 전에 가족들과 함께 다시 한 번 시장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긴 추석연휴를 앞두고 대목을 기대하는 상인도 있었다.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최모(42)씨는 "추석은 모처럼 영업 난을 겪고 있던 시장상인들에게 탈출구와 같다.

평소보다 손님이 3~5배정도 늘어나는 만큼 추석 전까지 손님 잡기에 총력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풍성한 한가위에 오랜만에 시장이 활력을 찾은 것도 잠시, "(매출 등이)평소와 비슷하다"면서 한숨을 푹 내쉬는 상인들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모(43)씨는 "예전에는 추석명절 대목이라고 하면 밤늦게까지 영업하기도 했지만 요즘엔 그마저도 다 옛날 일"이라며 "평소 수준의 매출인데다, 비도 오면서 손님이 뚝 끊겼다.

추석날까지 이 상태가 계속되면 장사를 못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