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들송 선율에 쉘 위 댄스
▲ 박혜경 무용가의 '셋째 공주와 호랑이' 공연 모습. /사진제공=무의도 아트센터

 

▲ 차광영 무의도아트센터 대표

 


29일 국사봉에서 '알프호른 연주'로 막
'셋째 공주와 호랑이 설화' 창작극 무대
요들송·훌라·폴카춤 공연 … 불꽃축제도


두둥, 둥둥! 웅장한 북소리에 맞춰 몸짓의 향연이 펼쳐진다. 손끝과 발끝에 마음과 기원을 담아, 허공에 커다란 선을 그린다. 바다를 뒤로하고 펼쳐지는 춤의 세계는 우리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히 아름답다. 눈과 함께 귀를 사로잡을 '요들송' 공연도 함께 진행된다. 오는 29일 무의도 일대에서 '제19회 무의도 춤 축제'가 열린다.



9월의 마지막을 장식할 축제가 온다. 올해로 19회를 맞는 무의도 춤 축제가 이번에는 요들과 만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무의도 춤 축제는 무의도 주민들에게 문화와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축제는 오는 29일 오전 11시 '황해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무의도 국사봉 정상에서 알프호른 공연을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본 공연은 오후 6시 하나개해수욕장의 무의도아트센터 특설무대에서 진행된다. 무의도 섬에 깃든 천년의 설화 '셋째 공주와 호랑이'를 모티브로 한 창작무용극을 기반으로 옴니버스 형식으로 4개의 공연과 불꽃축제로 꾸며진다.


#1막 '하나개 바다와 훌라 춤을'
넘실거리는 파도와, 살랑이는 옷자락이 만들어 낸 '훌라', 하와이의 전통춤을 무의도 해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서울교대 평생교육원 훌라 지도자과정 주임교수를 맡고 있는 이민경씨와 서울 훌라퀸즈가 함께 하나개해수욕장에 설치된 무대에 오른다. 해변과 석양을 뒤로한 그들은 노래 선율에 몸을 맡기고, 매혹적인 무대를 펼친다. 그들은 드레스나 턱시도를 입고 하와이 궁중에서 추는 '아우아나' 형식의 훌라춤을 보여준다.
먼저 'Sophisticated hula'에 맞춰 이민경씨가 솔로로 관람객들에게 훌라춤을 함께 할 것을 권유한다. 이어 가족 간의 화목과 평화를 기원하는 선율 'Mele ohana'에 따른 훌라춤을 선보인다. 그들의 우아한 몸짓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다. 끝으로 하와이만큼 아름다운 무의도에서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보자는 의미에서 'That's the hawaiian in me & do the hula'로 무대를 마무리 한다.

#2막 '박혜경과 만나는 무의도 설화'
무의도 설화를 바탕으로 한 창작무용극이 펼쳐진다. 무용가 박혜경이 연출한 무의도 설화는 어떤 모습을 하고 관람객을 맞이할지 기대된다.
무대에는 관람객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펼쳐진다. 스트릿 댄스를 시작으로 한국무용, 현대무용, 대북과 플래시몹이 진행된다.
먼저 가장 역동적인 스트릿 댄스를 통해 무의도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나운 호랑이를 표현한다. 송지수, 최영주, 최지민 등 7명의 무용가가 등장해 무의도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어지는 한국무용은 무의도로 내려온 셋째 공주의 모습과 그가 추는 춤사위를 나타낸다. 최유리 무용가가 출연해 한국무용의 멋과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설화의 내용에서 보듯 셋째 공주의 춤사위를 보고 흠뻑 빠져버린 호랑이의 모습은 현대무용으로 표현한다. 조현도 무용가의 몸짓에서 우리는 호랑이의 심경을 느껴볼 수 있다.
끝으로 대북과 플래시몹으로 공연을 마무리한다. 현대무용까지는 관람객이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입장이었다면, 플래시몹 공연에서는 무용가와 관람객 모두가 어우러지는 공연이 펼쳐진다. 설화의 마지막 부분을 다 함께 그려보는 시간이 마련된다.
박혜경 무용가는 "설화를 조금 더 밀접하게 풀어내려고 노력했다. 특히 셋째 공주와 호랑이의 심경 표현을 잘 나타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3막 '대한민국요들송 50주년'
'요를 레이~ 요를 레이~'. 누구나 이 선율이 무엇인지 듣자마자 알 것이다. 우리나라 요들의 시작과 함께한 김홍철씨가 '대한민국요들송 50주년'을 기념해 100명 이상의 제자들과 무대를 꾸민다.
요들송 클럽 '에델바이스'와 인천의 '미추홀 요들단' 등 전국의 요들클럽과 연합합창을 시작으로 알프스 주변 지역에서 이용되는 긴 나팔 모양의 목관악기인 '알프호른' 연주, '캐틀 벨(Cattle Bell)' 연주, 미국의 컨트리 음악을 바이올린의 일종인 '피들(fiddle)'로 연주하는 '김동석과 블루그래스', 스위스의 대표적인 민속악기의 오르겔리(Orgeli)를 '김홍철과 오르겔리 연주팀'이 들려준다. 이어 '김홍철과 친구들'이 '아름다운 베르네 산골', '아름다운 스위스 아가씨' 등 관람객들에게 친숙한 요들송을 노래한다.

#4막 '무의도 폴카의 밤'
1막에서 훌라춤을 췄던 이민경씨가 4막에서는 시민들과 함께 '폴카춤'을 춘다. 무대 위가 아닌 해변가에서 모두 함께 한마음 한뜻으로 펼치는 폴카의 향연은 그저 즐겁기만 하다. 김홍철과 친구들이 작곡한 '테네시 요들 폴카'에 맞춰 흥겹게 놀아보자. 그동안의 고민은 잠시 바닷속 깊은 곳에 풍덩 빠트리고, 가을바람에 실려 오는 음악소리에 몸을 실어 본다.
축제하면 빼놓을 수 없는 불꽃놀이도 진행된다. 캄캄한 밤하늘을 수놓는 수백 개의 불꽃들이 축제의 마지막 밤을 장식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무의도 설화 - 축복의 땅 무의도 '춤추는 섬']

옛날 옛날 하늘나라에 춤의 왕국이 있었다. 그곳은 날마다 즐겁게 춤을 추며, 해마다 여름이면 큰 춤 축제를 열었다. 왕국에는 예쁜 공주 다섯이 있었는데, 그중에 셋째 공주가 가장 예쁘고 춤도 잘 추니 항상 맨 앞줄에 서서 춤을 췄다.
큰 축제가 열리기 전날 시샘이 많던 넷째 공주는 셋째 공주가 잠든 사이에 몰래 신발 속에 가시를 넣는다. 다음날 가시가 있는지도 모르고, 신발을 신고 신나게 춤을 추던 셋째 공주는 그만 가시에 찔려버리고 결국 넘어져서 크게 다친다. 그 후 셋째 공주는 슬픔에 잠겨 외로이 지내다가 진달래꽃이 화사하게 피는 어느 봄날, 아련한 꽃향기에 이끌려 세상에 내려간다.
수많은 꽃들과 너무나 아름다운 자연에 취해버려서 매일 꽃구경을 하느라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냈다.
그런데 그 마을 깊은 산속에는 큰 호랑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호랑이가 얼마나 못됐는지 가끔 그 마을에 내려와 행패를 부리니, 마을 사람들은 해마다 예쁜 처녀를 골라 호랑이에게 바쳐야만 했다.
이런 일을 알아챈 마음 착한 셋째 공주는 마침 그날이 되자 아주 예쁜 옷에 호랑이 가면을 쓰고 마당바위에 올라 춤을 춘다. 그 춤이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호랑이가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제물을 가지러 가는 것도 잊어버리고 만다. 그 후로 마을엔 호랑이의 행패도 사라지고, 들에는 오곡백과가 풍성하게 열리고 바다에서도 고기가 가득 잡혔다.
이후 마을 사람들은 당산에 올라가 그 고마움에 춤추는 셋째 공주에게 감사의 축제를 베풀어 주게 된다.



[차광영 무의도아트센터 대표] "무의도, 문화예술의 보고로 만들고 싶다"

"무의도를 찾는 사람들에게 무의도만의 특별한 것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차광영 무의도 아트센터 대표는 무의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중학교 시절 '홍도야 우지마라'를 보고 난 후 그는 배우의 꿈을 꾼다. 결국 1997년부터 인천시립극단 단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1999년 인천시립극단 활동으로 고향이었던 무의도를 찾게 된 그는 '무의도만의 축제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이후 그는 문화예술의 불모지인 그곳에 무의도 아트센터를 만들고, 문화 예술의 바람을 불어 넣는다.
"무의도를 관광지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의 보고(寶庫)로 만들어 보고 싶어요. 하지만 작은 섬이다 보니 주민들도 적고, 행정적인 지원도 부족하고 자연스레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환경조차 만들어지지 않았던 거죠."
처음부터 축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그가 잘 아는 연극과 춤으로 축제를 구성했다. 그러다 2009년에는 무의도 주민과 함께하는 '섬 공공 예술 프로젝트'에 선정돼 무의도 설화 '셋째 공주와 호랑이'이야기를 만들고, 창작 무용극으로 탄생시켰다.
"무의도를 지역 브랜드화 시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에요. 해마다 춤 축제를 진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2016년에는 신선주라는 무의도 특산술을 만들기도 했고, 올해에는 셋째 공주와 호랑이를 모티브로 해서 빵을 만들어서 관광 상품을 만들 예정이에요."
차 대표는 끊임없이 무의도만의 '어떤 것'을 찾기 위해 개발하고, 상상한다. 그의 꿈은 무의도만의 특색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활용해 주민, 나아가 무의도를 찾는 이들에게 기쁨을 주려고 한다. 이런 그의 '꿈'은 어쩌면 고향에 대한 고민과, 애정에서 시작된 '작은 소망'이다.

/글·사진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