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술관 내일부터 '퀀텀점프 릴레이 4인展'
▲ 이지연 作 'Net Work'. /사진제공=경기도미술관

이지연 작가, 폐기 화폐로 순환의 의미 전달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오늘날의 '돈', 자본을 가상으로 경험한다는 것, 충족되지 않는 욕망의 시대에 가상의 돈은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올 것인가?

경기도미술관이 오는 1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1층 프로젝트 갤러리에서 '퀀텀점프 2018 릴레이 4인전:이지연-순환규칙'전시회를 개최한다.

'퀀텀점프 2018 릴레이 4인전'은 경기도미술관이 경기창작센터와 협력해 젊은 예술가들의 새로운 시도를 소개하는 연중 기획 전시로서 4인 작가의 전시를 릴레이로 진행했다.

이 가운데 세 번째 전시로 선보이는 이지연 작가의 '순환규칙(Regulation of Circulation)'展은 화폐의 폐기물을 이용해 순환적인 네트워크와 유동적인 가치들을 작품을 통해 선보인다.

전시 대표작 'Net Work'는 폐기된 화폐인 지설물을 작가가 직접 '핸드 니팅(hand knitting)' 기법을 활용해 손수 이어 제작한 것이다.

한국은행의 협조로 지설물을 제공받은 작가는 그것을 미술의 재료로 활용해 오랜 수작업을 거쳐 그물망 형태의 모습으로 재현했다.

완전히 해체된 채 그 기능과 가치를 잃은 화폐의 폐기물들은 작가의 개입을 통해 물물교환의 도구적 대상에서 벗어나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하며 생명력을 얻는다.

'Net Work'는 문자 그대로 망으로 연결된 작품의 상태를 의미함과 동시에 하나로 연결돼 있는 세계의 순환성을 나타낸다.

작가는 대상의 본질적인 존재 가치와 원형 그대로의 상태를 환경에 의해 변모한 가치로 제시함으로써 가치의 순환적 구조를 담아냈다.

디지털 이미지와 가상 화폐의 유통이 늘어나는 바와 같이 현실의 물리적 세계가 추상적인 가치로 전도되는 흐름 속에서 존재하는 것들의 순환 규칙을 작가는 대상의 물리적인 형태와 가상적인 가치 사이를 넘나들며 탐구했다.

작가 이지연은 "손으로 주고받으며 건네던 화폐의 교환 형태는 가상으로 옮겨지고 있다"며 "자본주의 시대에 자본을 가상으로 경험한다는 것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의 고민에서 출발했고 충족되지 않는 욕망의 시대에서 폐기된 화폐는 결국 가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형태를 바꾸고 다시 순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