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영희·윤지영·이루다·이성국·이승미·정영찬 지음, 맘에드림, 372쪽, 1만6000원

인천 부현초 교감인 고영희, 인천 송천초 교사 윤지영, 인천 동암초 교사 이루다, 인천 도화초 교사 이성국, 인천 간재울초 교사 정영찬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인 이승미 등 저자들은 평가가 선발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학생의 발달이라는 관점으로 교육평가의 의미를 정의하고, 그것의 의미와 실천을 펼쳐간다.

초등교육에서는 선발을 위한 평가는 의미가 없다는 것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다. 발달적 평가관의 정립이 시급한 것은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정보통신 기술 발전이 더욱 빨라지고 인공지능과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계가 맡게 되는 일이 늘어나면서 인간이 새로운 지식과 역량을 갖춰야만 한다는 시대적 요구가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지식, 그러한 지식의 저장은 이제 인간이 할 일이 아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을 대체하는 현실은 우리 인간에게 문제 해결을 위한 지적인 역량, 융합적인 지식, 자기주도적인 학습 능력, 평생교육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평가란 무엇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대체로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그것을 채점하여 등급과 등수를 매기는 일을 평가라고 알고 있다. 흔히 어떤 학생이 공부를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가늠하는 행위도 여기서 시작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교육적 목적을 위한 평가가 아니라 실생활과 관련이 없는 지식을 기준으로 학생들과 학교들을 서열화하는 방법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이처럼 학생들을 서열화하는 선발적평가관을 비판하면서 초등교육에서 교육평가를 올바르게 정립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평가의 관점, 목적, 대상, 방법, 유형, 기준 등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진정한 '교육평가'란 학생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활동 전반, 즉 학생의 수행 과정, 성취도, 교사의 가르치는 방법, 교육목표의 적절성 등을 평가하고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뜻한다. 그리고 이것은 학생들 모두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여 학업성취를 돕기 위한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발달적 평가관에 따라 교육과정, 수업, 평가를 실행에 옮긴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교과 교육과정에 따라 평가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흔히 채점 기준으로 번역되는 '루브릭(Rubric)'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교과와 주제에 따른 다양한 평가 방법을 적용한 사례들을 설명하고 있는데, 모든 평가 계획에서 루브릭이 적극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루브릭은 평가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되는 채점 기준이기도 하지만, 이것을 사전에 학생들에게 공개하고 안내하게 되면, 답안 작성 요령이 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자기평가, 동료평가를 실현하는 데 필수적인 기준이 된다. 교사의 관찰에 의한 평가와 함께 이처럼 학생들 스스로 자신을 평가함으로써 루브릭은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여승철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