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베트남 응원단 양국 승리 기원했지만 오늘은 외나무 다리서 만나

 

▲ 대형 태극기가 내걸린 우리나라 응원석 위로, '꿈은 이루어진다'를 새겨넣은 베트남 국기가 펼쳐져 있다. /사진제공=교민
▲ 한국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베트남 국기와 태극기를 함께 들고 우리나라를 응원하고 있는 베트남 응원단. /사진제공=교민
▲ 한국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베트남 국기와 태극기를 함께 들고 우리나라를 응원하고 있는 베트남 응원단. /사진제공=교민

 

"코리아 사랑해요. 같이 사진찍어요."(베트남 응원단)

"베트남 이겨라. 박항서 멋있어요."(대한민국 응원단)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 한국-우즈베키스탄, 베트남-시리아의 경기가 잇따라 열린 27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의 패트리엇 스타디움.

이곳에서 만난 대한민국과 베트남 응원단은 상대에게 엄지를 치켜세우며 서로의 승리를 기원했다.

많은 한국인들과 베트남인들이 함께 태극기와 베트남 국기를 들고 사진을 찍으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먼저 열린 한국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베트남 응원단 역시 태극기를 들고 '대~한민국 짜짝짝짝짝'을 따라하며 우리와 하나가 됐다.

대한민국이 골을 넣을 때 함께 환호했고, 골을 허용하면 함께 탄식했다.

대형 태극기가 내걸린 우리나라 응원석 위로 '함께 가자 우리, 꿈은 이루어진다'를 새겨넣은 베트남 국기가 등장하기도 했다.

2002년 월드컵 4강에 오른 한국처럼 베트남도 기적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당시 히딩크와 함께 대표팀을 이끌었던 박항서 감독과 한국 축구에 대한 존중의 표시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선제골 뒤 동점골, 달아나는 골 뒤 다시 동점골, 역전골, 동점골, 재역전골의 짜릿한 승부 끝에 우즈베키스탄을 4대 3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이날 한국이 승리를 거두는 데 있어 베트남 사람들의 진심어린 응원도 한몫했다고 보는 게 현장 분위기였다.

경기장에서 만난 한 교민은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서 국민영웅 대접을 받는다더니 정말인 것 같다. 베트남 사람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먼저 다가와 인사하면서 함께 응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한국 경기가 끝난 후 대부분의 응원단은 경기장을 빠져나갔지만, 일부 한국팬들은 계속 남아 이어지는 베트남 경기를 보면서 응원을 하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결국 베트남도 연장 끝에 시리아를 1대 0으로 꺾고 아시안게임 첫 4강 진출이라는 새역사를 썼다.

이날 경기장에서 자연스럽게 느껴진 한국과 베트남의 끈끈한 연대와 친밀함은 박항서 베트남 감독이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 한국과 베트남은 엄청난 관심 속에 서로의 운명이 걸린 세기의 대결을 펼친다.

축구로 잔뼈가 굵은 두 사령탑 중 누가 팀을 결승에 올려놓을 지 모든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카르타=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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