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호 논설위원

 


▶미·중 무역전쟁 본질은 패권전쟁이다. 미국은 이미 70년 이상 세계 패권(군사·경제)을 쥐고 있고, 중국은 신흥 강대국이다. 미국은 1869~1913년 사이 경이적인 성장률을 보이며, 세계 최대 경제 대국으로 떠올라 유럽 자본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후 세계인은 미·소 냉전기를 거치며 '초강대국 미국의 패권기'에 살고 있다. 한국은 한·미동맹을 통해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군사적 이익에 부합하는 대신, 비약적인 경제발전이란 실리를 얻었다.
▶청나라는 구한말 조선의 내정을 간섭하고 1894년 청일전쟁까지 치렀으나, 이미 50여년 전인 1842년 아편전쟁과 난징조약으로 영국에 항복한 상태였다. 1911년 신해혁명으로 청조(淸朝)가 무너진 후 중화민국을 세워 손문이 임시총통에 취임했다. 이어 국공 내전에서 승리한 중국 공산당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했다. 덩샤오핑이 1978년부터 개방을 한 이래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어온다. 아편전쟁의 '종이 호랑이'에서 이젠 '칼을 든 호랑이'로 된 셈이다.
▶세계를 위협하는 중국의 경제성장과 관련해 미국 하버드대 그레이엄 앨리슨 교수는 저서 <예정된 전쟁>에서 "한동안 미국이 세계경제 시장의 50%를 차지했다. 그러나 1980년에 22%까지 내려갔고, 2045년경엔 11%까지 하락하게 될 것이다. 중국은 1980년 세계경제의 2%에서 2013년에는 18%로 급등했고 2040년경이면 30%를 넘길 전망이다."고 했다.
▶이러한 중국의 경제성장은 패권국가로서 미국의 지위를 위협한다. 경제성장에 자신감을 얻은 중국은 소국에 '불평등'을 요구한다. 한국에 대한 사드보복과 남중국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 자기 마음대로 그은 영해경계선(남해9단선)은 부당하기 그지 없다. 미국은 콧방귀를 뀐다. 구축함·순양함으로 남해9단선을 관통하고, 전략폭격기를 출격시켰다. 중국은 지난해 제19차 당대회에서 '책임감 있는 대국으로서 역할을 계속 하겠다'며 야망을 드러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중국의 패권도전을 겨냥한 '국방수권법(외국자본 미국 내 투자의 국가안보 영향감시)'에 서명했다.
▶'중국제조 2025'는 2015년 중국국무원이 IT, 항공우주 등 10대 차세대 핵심사업을 육성하겠다는 산업구조 개편 계획이다. 이에 위협을 느낀 미국은 기술탈취 핑계를 대며 25% 관세폭탄의 빌미로 삼고 있다. 중국은 결국 무릎을 꿇을 듯하다. 미·중 무역전쟁 본질은 패권전쟁이다. 한국도 언젠가 이런 강대국 대열에 서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