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혜 주부, 자서전모임 기획 … 글·사진·그림집 등 '자신만의 책' 출판 도와
▲ 윤승혜씨는 "나이와 관계없이 자서전을 만들어보면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잊고 지내온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인 '자서전'을 만들어 보세요."
끊임없는 '관심'은 인생을 180도 바꾸어 놓기도 한다. 인천 중구 신포동에서 책모임 활동을 펼치며 자서전 출판을 꿈꾸는 이들이 있다.

직장인부터 학생까지 20여명의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총 20회를 만난다. 이들은 전문가를 초빙해 어떤 주제로 글을 쓰면 좋을지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자기가 써온 글을 공유하며 조언을 해준다. 만약 글 쓰는 것이 힘들다면 그림책이나 사진집으로 만드는 등 다양한 표현 방식으로 자신만의 책을 만든다.

이 모임을 기획한 윤승혜(34)씨는 평범한 주부다. 그의 일과는 오전 7시부터 시작된다. 아이들을 깨우고, 밥을 먹이고 등원 준비를 시키며 정신없이 아침을 보낸다. 오전 10시가 돼서야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다. 그러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아이들이 유치원을 가고 난 후 혼자 있는 시간에 문화생활을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자서전 출판을 위한 독서모임을 기획하게 됐어요. 마침 인천시에서 천개의 문화 오아시스라는 공모가 진행 중이었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신청하게 됐어요."

그의 이런 기획력은 세월과 함께 켜켜이 쌓여온 문화생활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시작됐다.

"어릴 적부터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많아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전시를 보러 다녔어요. 결국 2012년 대학을 졸업한 후에 전공인 경영학을 살리기 보다는 취미였던 문화생활을 살려 문화잡지 '옐로우'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됐어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옐로우'에서의 활동은 생각했던 것보다 흥미로웠다고 한다. 하지만 1년이 되던 해 그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하던 것을 그만두고 결혼을 하게 된다.

"이제 막 문화예술 쪽을 알아가던 차에 서둘러 결혼을 해야 되는 상황이 생겨버렸어요. 그래서 하던 일을 그만두고 결혼생활에 전념하게 됐어요. 그리고 바로 임신을 해서 육아까지 하게 됐어요."

2013년부터 지금까지 한 가정의 '어머니'로 살았던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자서전을 만들자 이게 아니라 나를 돌아보고, 지금까지의 내 모습을 그려보는 시간을 갖는 거예요. 그래서 이번 프로그램은 글로만 구성된 책을 만들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그림이라든가, 사진으로도 자서전을 만들 수 있어요."

그의 끊임없는 관심은 그를 더 이상 문화예술을 바라만 보는 관람자가 아닌 기획자로 거듭나게 했다.

/글·사진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