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울 곳이 없다"
▲ 16일 오전 인천시청 후문 근처 금연구역에서 중년 남성 2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인천시청 금연구역에서 흡연 행위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흡연할 수 있는 곳이 부족한 탓이라며 고충을 토로하는 공무원들도 일부 있다.

16일 인천시에 따르면 청사 내 흡연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민원동 5층 옥상과 본관 5층 옥상, 본관 1층 외부, IDC센터 1층 외부 등 총 4곳이다.

그러나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는 내용의 팻말까지 세워진 엄연한 금연구역에서도 흡연 행위는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실정이다.

5층 옥상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우던 한 공무원은 "업무 도중 담배를 피우려면 여기까지 올라와야 하니 아래층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불편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도 "1층 야외에 흡연실이 있지만 민원인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라 담배 피우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을 것 같아 건물 구석에서 숨어 필 때가 종종 있다"고 털어놨다.

시청 내 담배 피울 곳이 점차 줄어들면서 금연을 고려하는 공무원들도 더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중년의 한 공무원은 "흡연구역이 줄어들어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시청 관리팀에선 흡연자의 고충이나 금연구역의 흡연 문제를 인지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은 없다는 입장이다.

단속 권한도 남동구에 있을뿐더러 공무원이 아닌 민원인 등 외부인들이 흡연할 경우 제재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건물당 3곳씩은 흡연구역으로 지정하는 타 청사와 달리 인천시청은 건물마다 흡연구역이 거의 1곳뿐"이라며 "흡연구역과 가까이 붙어 있는 부서에서는 담배 냄새가 난다며 민원을 제기하기도 해 흡연구역을 무작정 늘리긴 어렵다"고 밝혔다.

/글·사진 김예린 기자 yerinwriter@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