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오동진·심문규 소방관 경기도청장 엄수
李 지사 "고결한 희생, 오래도록 기억할 것"
▲ 한강 하류에서 구조 활동 중 안타깝게 순직한 김포소방서 소속 고(故)오동진 소방위와 고(故)심문규 소방장의 합동영결식이 엄수된 16일 오전 김포시 마산동 김포생활체육관에서 헌화를 마친 동료 소방관이 오열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 한강 하류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다 구조보트 전복으로 순직한 김포소방서 오동진 소방장(37)과 심문규 소방교(37)의 합동 영결식이 16일 경기도청장으로 엄수됐다.

이날 오전 10시 김포시 마산동 김포생활체육관에서 열린 영결식에는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하영 김포시장, 배명호 김포소방서장을 비롯해 유족과 동료 소방대원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영결식장은 고인들의 유해가 생전에 함께 근무했던 김포소방서 수난구조본부를 거쳐 영결식장에 들어서마자 울음바다로 변해 버렸다.

아들을 품에 안고 남편의 영정에 헌화하던 심 소방교의 아내도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하고 크게 오열했다.

심 소방교의 생후 16개월 된 쌍둥이 아들은 천진한 얼굴로 아버지 영정을 바라봐 주변을 눈물짓게 했다.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약력 보고·영결사·조사·헌화·분향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장의 위원장인 이재명 도지사는 "자신의 위험보다 도민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인 소방관 여러분 들이 있어 안전한 하루를 날 수 있다"며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고결한 희생을 오래토록 기억하고 마음 깊이 새겨 더 나은 경기도가 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임용 동기인 손석중 김포소방서 소방교가 떨리는 목소리로 조사를 읽자 영결식장은 또다시 눈물바다가 됐다.

손 소방교는 "너희가 예전처럼 수난구조대 문을 열고 들어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또 다른 출동을 하며 돌아가는 길에 서로 마주 보며 마감하던 나날을 함께 할 것만 같은데…"라며 떨리는 말끝을 다잡았다.

이어 "동갑내기 친구였지만 늘 형처럼 의젓했던 내 친구 동진이, 현장에서 온 힘을 다 쏟고도 돌아오는 길에 항상 쌍둥이 사진을 보며 미소 짓던 멋진 소방관이자 아빠였던 내 친구 문규"라고 말을 잇던 그는 "나의 소중한 친구 동진아 문규야 사랑한다"며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함께 근무했던 소방서 동료들은 차마 영정을 바라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닦아냈다.

이날 소방청은 구조 활동 중 순직한 이들에게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영결식을 마친 유해는 동료들을 뒤로 하고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동했다.

임용 동기인 오 소방장과 심 소방교는 지난 12일 오후 1시33분쯤 "민간보트가 신곡 수중보에 걸려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신곡수중보 앞에서 빠른 유속에 수난구조대 보트가 전복되면서 실종됐다. 수중보 인근의 빠른 물살에 보트가 전복되면서 보트와 함께 급류에 휩쓸린 이들은 사고 발생 이틀만인 지난 13일 숨진 채 발견됐다.

/김포=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