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공직사회 열풍, 학교 등 사회 전반 확산
삼일공고 등 확정 … 기업들 간편복장 출근도

 

"올여름 너무 더웠는데 반바지 입고 등교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면서 수원시 공직사회에서 분 '반바지 열풍'이 중·고등학교는 물론 일반 기업 등 사회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16일 도내 학교와 기업 등에 따르면 수원 삼일공업고등학교는 개학인 19일부터 반바지로 등교할 수 있다. 우선 폭염기간인 한 달을 기준했지만, 더 나아가 교복 없이 사복을 입을 수 있게 했다.

올 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리자 학생들은 '시원하게 반바지를 입고 등교하고 싶다'는 의견을 냈고, 학교가 이를 받아들였다.

학교는 '규정'보단 학생 '안전과 편의'를 택했다.

김동수 교장은 "나조차도 더운데 학생들은 오죽하겠느냐"며 "지금 세대는 우리와 달리 격식보다는 실용을 선호하기 때문에 결정이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용인고 학생들도 20일부터 반바지를 입고 학교에 갈 수 있게 됐고, 이천 마장고도 경직된 교복을 입지 않고 등교 할 수 있다. 다만 사복이 아닌 학교 생활복에 한해서다.

이날 개학한 이천사동중학교 전교생(702명) 대부분은 반바지를 입고 학교에 왔다.

양하늘 사동중 교사는 "여름에 긴 교복보단 가벼운 옷차림으로 등교하는 게 바르다고 본다"며 "학생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공직사회나 기업들에서도 반바지 착용이 크게 늘고 있다.

이달 3일 염태영 수원시장이 솔선해 반바지를 입은 이후 많은 직원이 동참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부천시가 뒤따랐다. 부천시는 지난 7일 '시원차림 복장 시행' 공문을 전 부서에 보내 노타이, 반바지, 면바지 등 간편한 옷차림을 권장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대기업이 간편 복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또 롯데멤버스는 8월 한 달간 반바지 착용을 '수·금요일' 시행했고, NS홈쇼핑도 자율복장제를 운영 중이다. 대웅제약도 직원들이 반바지를 입을 수 있도록 '쿨비즈' 문화를 정착해가고 있다.

이천 마장고 한 학생은 "친구들도 모두 편하다고 한다. 더위가 갈 때까지 반바지를 계속 입겠다"고 기뻐했다.

김지영(46·고교생 학부모)씨도 "폭염으로 아이의 안전을 걱정했는데 복장이 간편해져 다행"이라며 "반바지를 허용하지 않는 학교들도 학생들을 위해 격식과 권위를 내려놓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