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문화대국을 지향하는 프랑스의 각급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는 매월 첫 일요일에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문화혜택을 전 국민이 골고루 향유하게 한다는 취지로 시행된 제도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입장객들이 그날 대폭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여행클럽 상미회 회원들과 남프랑스의 니스와 방스 일대를 순방하면서 니스의 샤갈 성서미술관, 르누아르 기념관, 그리고 비오트에 있는 폐르랑드·레제 미술관을 차례로 관람했는데 입장료를 받지 않는 날이어서 적지 않은 경비를 절약할 수 있었다. ▶유럽의 대부분 미술관과 박물관에서는 고령자들에 대한 우대가 없는 대신 학생들이나 청소년들에 대한 각종 입장료 우대 제도를 실시한다. 청소년들에게 문화시설을 자주 활용하게 하고 학습의 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외국인이라도 학생증만 제시하면 무료입장 할 수 있는 곳이 많고 대부분 입장료를 대폭 할인해준다. ▶고령자들에게 입장료 할인이나 무료제도를 광범위하게 실시하는 대표적인 나라는 일본이다. 명승고적이나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도 65세 이상에게는 무료 또는 할인혜택을 부여한다. 도쿄 우에노 공원의 국립 서양미술관 같은 곳이나 오카야마에 있는 일본의 3대 정원으로 꼽히는 고라쿠엔 공원도 65세 이상이면 무료로 입장권을 발부한다. ▶ '대표 없는 곳에 세금 없다'는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납세자에게는 이중부담을 가급적 피하는 영국에서는 대영박물관 같은 국립 기관은 무료입장이 원칙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치솟는 유지경비와 지속되는 예산삭감에 대처하기 위해 박물관의 기념품 매장을 확장하고 고급 레스토랑을 입주시켜 수입 다변화에 적극적이다. 이 같은 영국 특히 대영박물관의 수입 다변화정책을 세계 각국의 문화·예술관련 기관들은 사표로 삼고 있다. ▶뉴욕의 대표적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는 연간 3억달러에 달하는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뉴욕 주 거주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25달러의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다. 그동안 메트로폴리탄은 뉴욕 주로부터의 예산지원과 기부금으로 예산을 충당해왔는데 입장료로 연간 예산의 14%정도를 확보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다니엘 바이스 메트로폴리탄관장은 연간 7백만명에 달하는 입장객들에게 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미술관의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지만 다른 주에 사는 미국인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